미 주요 언론이 ‘부시 대통령의 시대는 끝났다’는 주장을 공공연히 제기하는 와중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카트리나 대참사에 대한 연방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등 정치적 타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고정 칼럼니스트인 E.J. 디온은 13일자 ‘부시 시대의 종말’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부시 대통령이 카트리나 피해 지역을 처음 방문했던 지난 2일로 그의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시 시대는 2001년 ‘9ㆍ11 테러’ 직후 국민들에게 ‘세계 무역센터를 파괴한 사람들은 곧 우리의 말을 듣게 될 것’이라고 했던 때부터 시작됐다”고 전제, “그러나 부자들을 위한 세금 감면, 극단적 파당 정치로 국민의 통합을 이끌지 못하고 이라크 점령후 실책을 거듭하다 이번 카트리나 재앙을 계기로 그의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카트리나는 사라졌던 빈곤의 문제를 다시 국가적 의제로 부각시켰다”면서 “부시 대통령에게 남아 있는 최대 희망은 그의 시대가 갔음을 인정하고 국민들이 미래에 대비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카트리나 참사로 정부의 대응 능력에 심각하고도 광범위한 문제점을 노정했다”면서 “특히 연방정부 차원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는데 연방정부의 책임은 대통령인 내가 지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이 연방 책임을 인정함에 따라 마이클 브라운 전 연방재난관리청장을 경질, 정통‘소방수’출신의 데이비드 폴리슨(58)을 새 청장 직무대행에 임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늑장 대처에 책임이 있는 관리들의 사퇴가 줄을 이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CNN 방송 인터넷판은 이날 브라운 전 청장에 이어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 등이 비난 여론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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