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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검찰의 궁색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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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검찰의 궁색한 변명

입력
2005.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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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검ㆍ경ㆍ언 전방위 로비 의혹의 단서를 제공한 홍모씨를 검거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지 한달 여가 지났다. 그 동안 MBC는 홍씨로부터 금품 및 향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관계자 3명을 해고하고 2명을 정직 또는 근신에 처했다. 제공받은 금품과 향응의 규모로 보자면 당사자들에게는 가혹한 처벌이었을 수도 있다.

경찰도 마찬가지였다. 경찰은 홍씨로부터 떡값 100만원을 받은 경찰서장 2명을 직위해제하고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대가성 여부는 따지지도 않았다.

그러나 검찰의 태도는 사뭇 대조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홍씨를 기소하면서 “사건이 너무 부풀려진 것 같다. 대가성을 입증하기도 힘들다”고 경찰수사에 불만을 표했다. 홍씨의 일기장을 제외하곤 로비사실을 입증할 만한 자료가 그리 많지 않은 건 이해가 간다. 홍씨와 검찰 관련자들이 금품을 주고받은 사실을 부인한다는 수사상 난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찰쪽에서는 벌써부터 “로비 대상자 45명 가운데 유독 검찰 관련자만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니 아리송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런 가운데 ‘홍씨가 경찰 수사를 피해 도망 다닐 때 검찰 관계자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검찰은 일부 전화통화에 대해 ‘수사 목적’이었다며 의혹자체를 일축했지만 언론보도이후에야 부랴부랴 사실파악에 나서는 석연찮은 모습을 보였다.

‘강도높은 감찰과 수사’를 천명하며 경찰로부터 사건을 받아간 검찰이기에 더욱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는 것은 절대 명제다. “관행을 이유로 경찰 수사를 거부하는 검찰인데 자정의지가 없다면 도대체 누가 검찰을 막을 수 있겠느냐”는 경찰 관계자의 성토가 검찰에는 들리지 않는 것일까

사회부 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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