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13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16차 장관급 회담을 시작, 남북간 고위급 대화채널을 재가동했다. 이번 회담은 전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중국 베이징(北京) 4차 2단계 6자회담과 동시에 열리는 남북간 회담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 받았다.
하지만 남측 대표단은 이 같은 시선에 부담을 느낀 듯 북핵 문제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에 대한 여론의 기대치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평양 출발에 앞서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서 기자들과 만나 “(16차 장관급 회담은) 기본적으로 15차 장관급 회담의 후속 성격으로, 같은 시기 열리는 6자회담을 측면 지원하는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정부가 12일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라며 제시했던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와 관련, “6자회담이 잘 돼야 논의 착수가 가능하다”고 톤을 낮췄다. 북핵 문제 해결의 주요 무대는 어디까지나 베이징 6자회담이라는 점을 강조, 회담에서 평화체제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못할 경우 부담을 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오후 아시아나항공 전세기편으로 서해직항로를 이용, 평양에 도착한 정 장관 등 남측 대표단은 회담장인 고려호텔 2층 접견실에서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와 날씨 등을 주제로 환담을 나눴다. 권 단장은 “남측에서 비료도 주고 (농사)작황이 좋다”고 말했고, 정 장관은 “주말이 추석인데 민족 앞에 명절선물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북측은 일정협의과정에서 혁명열사릉, 금수산 기념궁전 등 현충시설 참배를 요구하지 않았다. 북측은 그 이유도 특별히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대신 14일과 15일 대표단이 아리랑 예술공연,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을 참관키로 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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