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살아갈 일이 막막합니다. 동포들을 돕기 위한 별도의 조직이 꾸려지길 바랄 뿐입니다.”
미국 뉴올리언스 카트리나 한인피해자대책위원회 이상호(68ㆍ사진) 위원장이 현지 피해 한인 중 처음으로 11일 밤 서울에 도착했다.
이 위원장은 “태풍 ‘나비’로 큰 수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물심양면으로 동포들을 도와준 국민들에게 고맙다”면서도 “한인들은 아직 어려움이 많다”며 보다 적극적인 도움을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뉴올리언스에서 21년째 거주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로 점포 등 큰 피해를 입었다. 13~15일 경기 고양시 국제무역전시장(KINTEX)에서 열리는 4차 세계한상대회 참석차 방한한 이 위원장은 이번 방문기간 동안 “정부 등 관계 기관에 뉴올리언스의 한인 피해 실상을 상세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인 피해가 얼마나 되나.
“2명 정도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한인 사망자는 없다. 피해액은 1억달러, 피해자는 2,500여명 정도 된다.”
-약탈 피해는 없나.
“허리케인 피해보다 약탈로 인한 피해가 훨씬 크다. 경비 서는 경찰도 못 믿는 수준이다.”
-현지 상황은 어떤가.
“화면으로 보는 것 이상이다. 한 마디로 처참하다. 도로엔 악취가 진동하고 또 다른 허리케인이 다가온다는 소문에 공포감도 크다. 도시기능을 회복하려면 1~5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인들은 어떻게 살아가나.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미 정부에서 기름값이나 식사비 등을 보조해 주고 연말까지 한 가정 당 1,300달러를 지원해 준다고 한다. 그러나 유학생 등은 막막하다. 지원도 없는 데다가 학교도 1년간 폐쇄된 상태라 하루하루 풀칠하기도 힘들다. 청소원 등 일용직들도 당장 일자리가 끊겨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뉴올리언스를 아예 떠나야 하는 사람이 속출할지도 모른다.”
-한인들은 어디에서 살고 있나.
“애틀란타 댈러스 휴스턴 등 인근 대도시로 이동했거나 피해를 보지 않은 교회 2곳 그리고 60여 채의 주택에 분산 수용돼 있다.”
-한국인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번 피해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흑인들은 이미 그들만을 돕기 위한 별도의 단체를 꾸렸다. 정부를 통해서 지원하면 지원금이 흩어져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9일 손학규 경기도 지사가 지원금 20만 달러를 내놓고 갔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도 동포들만을 돕기 위한 조직이 꾸려져 지원금액이 동포들에게 직접 전달됐으면 좋겠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사진=조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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