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러시( The Flash Rush)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황창규 반도체총괄사장은 12일 16기가비트(Gb)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개발이 갖는 경제적 의미를 이처럼 강조했다. 1849년 미국인들이 금을 찾아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골드러시(The Gold Rush) 처럼 세계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으로, 삼성전자로 몰려들고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플래시 메모리의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으며 세계 반도체시장, 나아가 정보기술(IT)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다. 황 사장은 “과거 IT 산업을 PC가 주도했다면 휴대폰, 게임기, MP3플레이어 등 모바일기기와 디지털 생활가전으로 주도권이 옮겨가고 있고 그 한 가운데에 플래시 메모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플래시 메모리가 조만간 모든 모바일 기기의 저장매체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그 성장성을 예견했다.
16Gb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32기가바이트(GB)의 모바일용 메모리카드를 제작할 수 있는점이 특징이다. 이는 휴대폰 등 자그마한 개인 휴대용 단말기에 일간지 200년치나 MP3 음악파일 8,000곡을 담고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32기가바이트 메모리카드는 현재 사람들의 1주일 168시간의 생활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분량”이라며 “이 제품이 파생시키는 산업적 파급효과는 지금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07년 반도체시장의 주력상품으로 떠오를 16Gb 플래시 메모리의 시장규모를 140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50나노 공정기술은 올해말 양산에 들어갈 8기가는 물론 4기가 등에 적용될 수 있어 그 자체가 2010년까지 300억달러 규모의 엄청난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정기술은 실리콘 원판(웨이퍼) 위에 전자회로의 선 폭을 긋는 기술로 반도체 집적도 향상의 원동력이다. 1나노는 10억분의 1㎙로 50나노는 머리카락 굵기의 2,000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다. 삼성전자는 2001년 처음 100나노에 진입한 이래 2002년 90나노, 2003년 70나노, 지난해 60나노에 이어 5년 연속 세계 최초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황 사장은 “삼성전자의 플래시메모리 매출액이 지난해 41억 달러에서 올해는 64억 달러로 늘고, 이번 3분기 반도체 매출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올해말께 세계 최초로 16기가 낸드플래시가 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대체한 노트북이 선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플래시 메모리 매출규모는 2001년 4억달러, 2002년 11억달러, 2003년 21억달러, 지난해 41억 달러로 6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급성장해 왔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은 2001년 14억달러에서 2004년 70억달러를 기록하며 연평균 70%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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