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바깥으로는 세계 100위권 안에 든 적이 없다.
노경수 서울대 대외협력본부장은 11일 “영국 런던을 지난 6일 방문, 매년 세계 상위 200개 대학 순위를 발표하고 있는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 등 2개 기관의 대학평가팀 책임자를 만나 서울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노 본부장은 런던 방문에서 “수십 년 전 받은 노벨상을 매년 똑같이 평가점수에 반영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면서 “아시아 대학들도 최근 우수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방문단은 특히 황우석 교수의 최근 연구성과 등이 상세히 수록된 홍보자료도 더 타임스 등에 주었다. 황 교수의 세계적 명성을 앞세워 서울대의 ‘실력’을 적극 알리겠다는 전략이다. 노 본부장은 “평가기관들이 우리 주장에 충분히 공감했다”며 “이해의 폭이 넓어진 만큼 앞으로 합리적인 평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 본부장은 또 이번 2주 간의 해외 방문에서 미국 ‘남부의 하버드’로 불리는 밴더빌트대학을 비롯한 5개의 명문 대학과 교류협정 체결을 협의했다. 명문 대학과의 교류협정 실적도 대학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서울대가 교류협정을 체결한 해외 대학은 88개이다. 서울대는 내년까지 100~120개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서울대가 이처럼 해외 홍보에 적극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최근 중국 상하이자오퉁(上海交通) 대학이 발표한 ‘2005년 세계 500대 대학’에서조차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다시 한번 큰 충격을 받은 탓으로 풀이된다. 노 본부장은 “최근 들어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등 연구실적이 크게 향상됐는데도 외부에 스스로를 알리려는 노력은 부족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운찬 서울대 총장도 3월 교육인적자원부 직원 대상 강연회에서 “해외 홍보를 강화하면 2, 3년 안에 60~70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밝혔었다.
노 본부장은 “세계 100위권 내 한국 대학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도 심각한 문제가 된다”며 “서울대의 국제위상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대를 118위로 평가한 더 타임스는 10월 말 새로운 세계 대학순위를 발표한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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