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치러진 이집트 대선에서 예상대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5선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그의 둘째 아들 가말 무바라크(41ㆍ사진)가 차세대 지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24년 동안 군림해온 무바라크가 집권 6년 연장의 야망을 이뤘지만 이미 나이가 77세의 고령인데다가 그의 아들 가말이 이미 집권 국민민주당(NDP)을 장악하고 있어 일부에서는 그가 임기를 다 채우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바라크는 사상 처음으로 복수 후보 10명을 놓고 치러진 대선에서 NDP 후보로 출마해 88.6%의 득표율로 재집권에 성공, 내주 중 열리는 특별 의회에서 취임식을 갖고 곧바로 새로운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가말은 2002년 NDP 서열 3위인 정책위 의장에 오르며 정계의 핵으로 등장했다. 그는 당 간부를 비롯, 지난해 7월 아흐마디 나지프 총리 체제를 출범시키며 정부 요직을 측근들로 채웠다.
그는 카이로 아메리칸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카이로 지점에서 근무한 은행원 출신이다. 10년 동안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투자회사를 운영했고 영국의 양당 중심의 의회 정치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말의 대중적 인기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준수한 외모뿐 아니라 능력 있고 야심찬 젊은 정치인으로 인식되면서 대권을 물려 받을 만한 자격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도 그가 서구식 교육을 받아 개방적 사고를 지녔다며 싫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부자(父子) 세습정권’이라는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강하게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영국 BBC는 “집권당의 권력이 가말에게 집중돼 있다”며 “차기 대권을 노린다는 주장에 대해 가말은 부정하고 있지만 누구도 믿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노아만 고마(71) 알 와프드당 후보를 제치고 7.3%의 득표율을 기록한 아이만 누르(41) 후보도 차기 대선을 기약하는 차세대 지도자로 부상, 가말의 대권 도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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