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여자 유도 영웅 계순희가 세계유도선수권대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계순희는 11일(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대회 3일째 여자 57kg급 결승에서 독일의 강호 이본 보에니쉬를 그림 같은 허벅다리걸기 한판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1년 독일 뮌헨, 2003년 일본 오사카 대회 우승에 이은 세계선수권 3연패이자 지난해 아테네 올림픽 결승전에서의 뼈아픈 패배의 멋진 설욕전이었다. 계순희는 당시 올림픽 결승에서 보에니쉬에게 효과 1개차로 금메달을 놓쳤다.
허공에 붕 떠오른 보에니쉬가 매트 위에 내리 꽂히고 금메달이 확정되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기쁨의 눈물을 펑펑 쏟아낸 계순희는 “아테네 올림픽 때 아쉬움이 컸는데 조국에 금메달을 안겨 기쁘다”고 말했다.
여자 선수로서는 쇠퇴기에 접어든 나이(27)에 전성기에 못지않은 기량과 투지를 선보인 계순희는 “힘 다할 때까지 뛰고 싶다”며 “내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은 또 다시 출전 선수들이 줄줄이 예선에서 탈락하며 노메달의 수모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를 누르고 당당히 태극마크를 단 김재범은 남자부 73kg급 예선 2회전에서 무명의 엠메누엘 나르테이(가나)에게 경기 초반 업어치기 한판 패를 당했다.
또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정부경(66kg급)도 1회전에서 떨어졌고 여자부 역시 정혜미(57kg급) 김경옥(52kg급)이 예선 탈락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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