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병력이 있는 사람의 헌혈 혈액이 다른 사람에게 수혈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적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법정전염병 감염자 명단을 넘겨받아 13만명의 헌혈 경력을 조회한 결과, 2003년부터 올해 6월까지 말라리아 등 법정전염병에 감염된 병력이 있는 549명이 헌혈에 참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치료 후 3년간 헌혈이 금지돼 있는 말라리아 감염자 38명이 헌혈을 했고, 이 가운데 22유니트(1유니트는 1명분)가 수혈용으로 공급됐다.
혈액관리법 제7조는 헌혈자의 건강을 위해 결핵, 말라리아, 세균성 이질 등 법정전염병 진단을 받았거나 치료 후 일정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헌혈지원자는 헌혈에서 배제하도록 하고 있다.
혈액관리본부는 말라리아 환자의 혈액이 수혈용으로 공급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역학조사를 통해 2차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수혈에 의한 말라리아 감염은 2001년 이후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는 혈액을 채혈하지 않고 있고, 인천 경기의 헌혈 혈액에 대해서는 말라리아 항체검사를 실시 중이며, 헌혈 시 증상에 대한 문진도 강화하고 있으나 헌혈자가 질환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헌혈에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적은 최근 에이즈에 감염된 혈액과 농축적혈구를 병원에 공급해 이 혈액이 다른 환자에게 수혈됐고, 이 혈액을 원료로 만들어진 알부민제제 등이 병원에 대량 유통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최성욱 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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