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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경기 회복 언제쯤?

입력
2005.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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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지표는 나아지고 있으나 국민의 경기심리는 좀체 풀리지 않고 있어, 왜 그런지, 그 괴리는 언제쯤 해소될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간에 여전한 격차가 현재의 경기 진단과 향후 전망을 둘러싸고 의문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일단 생산 소비 투자 등 실물지표로만 보면 우리 경제는 회복 국면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7월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은 7.0% 증가해 6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소비도 30개월만에 최대폭(4.9%)으로 증가했다. 미약하나나 설비투자도 증가세로 반전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8일 “올 하반기 당초 예상대로 4.5% 성장하고, 내년에는 5%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내수회복 추세라면 ‘U’자형 경기 회복은 분명한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회복의 각도이다. 국제 유가, 8ㆍ31 대책의 효과, 미국경제 동향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8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로 유가 급등세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KDI는 “미국 멕시코만 연안 원유생산의 90%가 중단된 상태”라며 “미국 정부의 전략비축유 방출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불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수출이 늘어나도 원가 상승으로 국내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할 뿐 아니라, 미국경제 위축으로 수출 자체가 줄 수 있다. 아울러 8ㆍ31 부동산 대책의 후폭풍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소비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물지표 개선에도 불구, 국민들의 심리가 아직 냉각돼 있는 것도 이런 불확실성 때문이다. 통계청이 이날 내놓은 ‘8월 소비자전망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지 소비자들의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94.8)는 5개월 연속 하락하며 여전히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6개월 후의 경기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경제전문가들은 일단 국제유가와 8ㆍ31 대책의 후폭풍에 대해 예의주시해야겠지만, 우리 경제의 회복 트렌드를 꺾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설령 실물지표가 회복되더라도 회복의 정도가 미미할 경우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내년에도 크게 나아질 게 없다는 관측이다.

생산과 소비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여전히 크게 개선될 기미가 없고, 기업과 가계간 소득 양극화가 계속되고 있어 기업이 잘돼도 국민들은 소득이 크게 늘지 않는 구조가 당분간 해소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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