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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마카오 금융기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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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마카오 금융기관 조사

입력
2005.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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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불법거래에 대한 단서를 포착하고 중국과 마카오의 금융기관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AWSJ)가 8일 보도했다. 미국이 조사하고 있는 은행 가운데는 중국은행(Bank of China),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 셍헹(成恒)은행 등이 포함돼 있다.

셍헹은행은 마카오 카지노를 지배하고 있는 홍콩의 억만장자 스탠리 호(Stanley Ho)가 경영하고 있는 금융기관이다. 스탠리 호는 김정일 일가와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1999년 평양의 한 호텔에 카지노를 개설한 뒤 최근에도 북한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코 델타 아시아는 홍콩 금융시장의 거물인 스탠리 아우(Stanley Au)가 소유한 은행으로 1994년 마카오에서 북한 관리 6명이 달러 위조 혐의로 체포됐던 사건과 관련돼 있다. 미 재무부의 블랙리스트 1순위에 오른 후 지금까지 미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의 감시를 받고 있다.

특히 미국은 북한 대외거래의 공식창구 역할을 수행해온 중국 최대 은행 중국은행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공개(IPO)를 추진중인 중국은행은 북한의 모든 은행과 기업들이 계좌를 신설해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WSJ는 미국의 조사는 북한의 불법 마약 제조와 달러 위조, 가짜 담배 제조 등이 핵무기 개발의 자금 줄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금융기관이 불법거래에 관여했을 경우 미국 정부의 제재가 예상된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미국은 법무ㆍ국무ㆍ국방부 등 14개 기관을 동원해 3년 전부터 한국과 일본, 대만 수사 기관들과 공조해 북한의 불법 해외자금 조달흐름을 추적해 왔다.

AWSJ는 한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 “방코 델타 아시아와 거래하고 있는 조광무역은 이들 은행과의 거래를 통해 금과 기타 상품을 팔아 자금조달 역할을 해왔다”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위한 부품 획득에도 관여해 왔다”고 전했다. 조광무역은 북한이 마카오에 설립한 회사로 1994년 달러 위조 등의 혐의로 관계자들이 체포돼 추방됐다.

AWSJ는 “지난 6월 핵무기확산방지를 선언하면서 이들 은행에 대한 조사강도가 높아졌다”며 “향후 더 많은 내용이 폭로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망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 스탠리 호는

스탠리 호(Stanley Hoㆍ何鴻桑ㆍ84)는 '마카오의 군주'로 불린다.

1921년 홍콩의 명문가 집안에서 태어나 1961년 처남의 제의로 카지노 사업에 뛰어든 후 현재 마카오 내 17개 카지노 중 15개를 장악했다. 이 밖에 동남아와 미국에 사업체를 갖고 있고 홍콩 애버딘의 점보 레스토랑도 그의 소유다.

STDM의 도박 계열사인 SJM이 지난해 벌어들인 돈만 마카오 국내총생산(GDP)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부인 4명에 자녀 17명을 둔 그는 4년 전부터 여동생과 치열한 재산다툼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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