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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패밀리 - 아아와 함께 예천 표고버섯농장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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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패밀리 - 아아와 함께 예천 표고버섯농장 체험

입력
2005.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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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게 버섯이야?”

원목에 듬성듬성 달려 있는 버섯이 마냥 신기한지 여섯 살 된 채원이가 아빠한테 짐짓 확인이다. 경북 예천군 예천읍 청복리에 있는 2,000평의 표고버섯 농장(대표 정복란ㆍ67). 경기도 성남에 살고 있는 이상교(34ㆍ자영업)씨는 선배를 통해 알게 된 이 곳 주말 농장에 3일 아내 윤영숙(32)씨와 딸 채원(6), 아들 효원(3)이를 데리고 찾아 갔다.

깨끗한 숙박 시설과 보기 좋게 꾸며진 대형 주말 농장을 상상하면 안 된다.

100평 남짓한 마당에는 황토 흙으로 만들어진 작고 허름한 집이 있고 열린 문틈 사이로 보이는 황토 방들은 말끔히 치워져 있지도 않다. 버섯 농장 한 켠 에는 표고버섯 원목들이 수북이 쌓여 있고 그 옆으로는 테이블과 앉아 있을만한 의자들이 몇 개 있을 뿐이다.

신청한 여섯 가족이 모두 도착하자 우선 표고버섯 따기부터 시작됐다. 정 대표의 아들 조헌기 부장은 버섯 뿌리 부분을 잡고 살짝 비틀어 당겨 따야 한다고 일러 줬다.

아이들이 버섯을 따는 동안 한쪽에서는 식사 준비가 한창이다. 고기를 굽기 시작하자 아이들도 나섰다. 석쇠에 노릇노릇하게 구운 삼겹살과 버섯, 최 대표의 손 맛이 들어간 산나물과 보리밥 쌈은 맛이 그만이다.

경북도립 경도대학 창업보육센터와 안동시 농업기술센터의 연구 개발 지원으로 개발한 제비원 농산의 표고 버섯이 바로 그 버섯이다. 이 버섯은 산 채로 일반 가정에까지 간다.

버섯이 자라난 원목을 소비자가 원하는 모양대로 잘라 야생화와 숯 등을 섞어 화분처럼 만든 뒤 일반 가정에서 기를 수 있다. 일명 ‘키움참표고’.

점심 식사 후 ‘키움참표고’ 만들기가 진행됐다. 아이들은 본인들이 직접 화분을 만든다고 생각하니 신이 났는지 조 부장의 설명이 끝나기가 무섭게 표고 버섯 원목을 고르러 농장으로 뛰어나갔다.

“아빠! 이거 하자!”, “아니야, 아빠 여기에 더 큰 버섯이 달려 있어!” 채원이와 효원이는 서로 본인들이 고른 원목을 쓰자고 난리다. 고른 원목을 조 부장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전자 톱으로 잘라줬다. 채원이는 플라스틱 화분에 흙을 깔고 방금 자른 버섯 원목과 갖가지 야생화를 이리저리 꽂아 본다.

효원이는 한쪽에 쌓인 흙을 양손으로 부지런히 나르기에 바빴다. 온 가족이 한 시간쯤 공을 들이자 완성 된 ‘키움참표고’. 이 녀석의 이름은 ‘채원이’로 달았다. 이름표까지 붙이고 나니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내 나무예요. 내가 만든 나무, 그래서 이름이 채원이. 나랑 같은 이름이예요.” 채원이는 사진을 찍어달라고 조르더니 한 손으로는 브이 자를 그리며 환하게 웃었다.

다음은 식혜 만들기 시간. 주황 빛을 내는 식혜가 낯설어 마셔보니 맛도 독특하다. 이는 다름 아닌 고춧가루가 들어간 안동 식혜. 끓이지 않는 것이 특징인 이 식혜는 얄팍하게 썬 무와 엿기름 우린 물과 생강, 고춧가루 등을 섞어 삭힌 음료로 걸쭉하고 톡 쏘는 맛을 냈다.

이 밖에도 옥수수 따기와 천연 염색, 감자 구워먹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이어졌다.

“일단 공기 좋은 자연 속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고, 아이들이 TV에서만 보던 것들을 직접 체험해 보는 거잖아요. 호기심이 가득한 나이에 새로운 경험이 아이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 주는 것 같아요. 가족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고요.” 채원이의 엄마 윤영숙씨의 말이다.

생전 처음 보는 푸세식 화장실이 무서워 끝까지 그 곳에서 볼 일을 보지 못한 채원이지만 농장 체험을 마치고 하루 동안 정든 강아지와 헤어지려니 섭섭한 마음뿐이었다.

제비원농산에는 당일과 1박 2일 주말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농장 견학과 버섯 따기, 표고버섯, 키움참표고 등의 체험에 가족 당 5만원, 점심 식사는 1인 5,000원이며 숙박을 하는 경우 2만원이 추가된다. 가공되지 않은 시골 체험의 현장이 거기 있다. (054)653-1973.

조윤정기자

▲ 정복란식 안동식혜 만들기

▦ 재료

찹쌀 혹은 멥쌀 1.6kg, 엿기름 1kg, 무 반개, 생강 200g, 고춧가루 약간, 물(쌀 부피의 5배 정도)

▦ 만드는 법

1.찹쌀은 깨끗이 씻어서 8~12 시간 정도 물에 불린다

2.엿기름은 10~12 리터 정도의 물에 주물러 체에 받혀 건진 후 꼭 짜서 버리고 국물은 가라앉혀 윗물을 따라 놓는다.

3.무는 채 썰거나 나박 썰기를 해서 찬물에 담궜다가 건져낸다.

4.생강은 껍질을 벗겨 곱게 간다.

5.준비된 엿기름 물은 30도 정도로 데워 고운 천에 고춧 가루를 넣고 엿기름 물에 붉게 물들인 후 준비한 생강즙을 넣는다.

6.항아리에 무를 넣고 찹쌀을 얹은 다음 엿기름 물을 부어 한 번 젓는다.

7.6시간 정도 따뜻한 곳에서 삭힌 후 밥알이 떠오르면 환기를 시키고 설탕을 넣는다.

8.기호에 따라 잣이나 볶은 땅콩 등을 띄워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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