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2006도하아시안게임의 단일팀 구성에 원칙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은 1990년 통일축구를 계기로 물꼬를 튼 뒤 탁구(91년 지바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출전ㆍ여자단체전 우승)와 청소년축구(91년 포르투갈 세계청소년대회 단일팀 출전ㆍ8강 진출)가 단일팀으로 출전한 적이 있지만 국제종합대회는 전례가 없다. 남북은 또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한 것이 5차례 동시입장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단일팀 선수 선발 방안이다. 종목별 예선을 거쳐야 하는 올림픽보다는 아시안게임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고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남북간만 합의한다면 가능하다는 게 체육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개인 체급 종목의 경우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을 위해 올인 하는 데다 병역혜택까지 걸려 있는 상황이어서 단일팀 구성으로 인해 출전자격이 원천 봉쇄될 경우 내부적인 반발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체육계 관계자는 “아시안게임의 경우 단일팀 구성이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과 문재덕 조선올림픽위원회장은 내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베이징올림픽의 전초단계로서 완전 단일팀 구성보다는 부분 단일팀 파견에 더욱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길 위원장은 8일 회동에서 메달 가능 종목에서는 양측의 우수선수가, 메달 가능성이 비교적 낮은 종목에서는 양측 동수로 단일팀을 구성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필요하다면 남북단일팀에 대한 배려차원에서 OCA에 선수 쿼터를 늘려주도록 요청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단일팀 구성이 성공하려면 명확한 선수선발 기준과 훈련방법을 제시한 뒤 정치성을 배제하고 명실상부한 최우수 기량을 가진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 하지만 2001년 오사카 세계탁구선선수권대회처럼 남북단일팀에 합의해 놓고 북측의 일방적인 불참 통보로 무산된 사실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동서독이 올림픽 단일팀을 통해 통일을 디딤돌을 놓았듯 남북도 이념을 극복하고 단일팀 ‘코리아’를 출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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