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뺨치는 지식과 내공을 자랑하는 음악광 두 명이 나란히 음악 교양서를 내놓았다.
말러 음악의 ‘도사’ 김문경(35)씨가 쓴 ‘구스타프 말러 Ⅱ-황금시대’(밀물)와 오페라 칼럼니스트 박종호(45)씨의 책 ‘불멸의 오페라’(시공사)다. 두 사람 모두 음악 전공자가 아니다.
김씨는 약학 박사과정 중인 학생이고, 박씨는 신경정신과 전문의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열애해온 오랜 시간 끝에 남들이 알아주는 고수가 됐다. 특히 박씨는 지난해 병원 일까지 때려치우고 클래식 전문 음반매장 풍월당을 차려 화제가 됐다.
김씨의 ‘구스타프 말러 Ⅱ-황금시대’는 말러의 삶과 그의 교향곡 세계를 소개하는 3부작의 두 번째 결실. 지난해 제 1권 ‘구스타프 말러-방랑과 뿔피리’에서 빈 궁정 오페라극장에 입성하기 전까지 말러의 자취와 그의 교향곡 1~3번을 정리한 데 이어 이번 책은 말러 인생과 예술의 최전성기인 빈 시절을 다룬다.
이 시기 말러는 빈 궁정 오페라극장의 음악감독을 거쳐 빈필 상임지휘자로 올라섰고, 죽음의 위기에서 반려자 알마를 만나 연애하고 결혼했다. 이 즈음에 작곡한 교향곡 4~7번의 해설과 분석, 그에 해당하는 음반과 영상물 리뷰가 말러의 시, 편지, 많은 에피소드 등 수많은 자료를 챙겨 정리한 전기와 함께 한 권의 책으로 묶어졌다.
최근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마다 말러를 연주하는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 책은 말러 전문가들도 감탄할 만큼 지독하게 꼼꼼한 자료, 말러와 그의 작품 세계를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 그리고 이 모든 것의 바탕에 흐르는 말러 애호가의 열정이 돋보인다. 김씨의 말러 3부작은 내년쯤 말러 미국 시절을 다룬 제 3권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박씨의 ‘불멸의 오페라’ 또한 오페라광의 정열이 흘러 넘치는 책이다. 베르디, 도니체티, 벨리니, 푸치니 등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오페라 50편을 안내하는 956쪽의 두꺼운 책이다.
작품별 내용과 역사적 배경, 감상 포인트 등을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추천음반과 영상물, 명가수들의 이력을 적은 '오페라 명가수 350' 등도 실려 있다.
그가 쓴 다른 책으로는 ‘내가 사랑한 클래식’ ‘유럽 음악축제 순례기’가 있다. 10년 넘게 여름이면 유럽의 음악축제를 찾아 다니며 쌓은 음악 지식과 감상안이 이번 책에서도 맹위를 떨친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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