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시장의 권좌는 누가 차지할까.
언뜻 보면 액정화면(LCD) TV와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가 차세대 디지털 TV 시장의 최강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여전히 프로젝션TV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고, 흔히 ‘한물 간 것’으로 치부된 브라운관TV도 몸집을 슬림화해 TV시장의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어 만만치 않다.
대세는 세계적으로 디지털 방송이 본격 도입되면서 브라운관과 프로젝션이 주도해 온 TV시장이 LCD TV와 PDP TV의 양강 대결구도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세계 TV시장에서 LCD TV와 PDP TV의 점유율이 각각 9.6%, 2.4%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LCD TV는 최근 패널 가격이 급락하면서 PDP TV가 강세를 보여온 40인치대 대형 TV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LCD 패널 가격의 추가하락 여지가 많기 때문에 LCD TV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TV용 대형 LCD 패널에서 1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경쟁적으로 7세대 라인을 가동, 40인치대 패널을 시장에 쏟아내기 시작했다.
PDP TV의 약진도 눈부시다. 대형화에 강점을 지닌 PDP TV는 북미와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이 대형화하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PDP TV 출하량은 113만대로 전세계 TV시장에서 점유율 2.9%를 차지, 처음으로 프로젝션TV(2.5%)를 제쳤다. 매출액으로도 1분기 15%에서 2분기에 18%로 높아졌다. 중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PDP TV 매출액 증가율이 1분기에 비해 두 자릿수에 이를 정도로 선전했다.
그렇다고 프로젝션TV가 급락하는 건 아니다. 프로젝션TV의 점유율은 올해 3.8%에서 2006년 4.4%, 2007년 4.8% 등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십년간 TV시장을 호령했던 브라운관도 올해 84.1%의 점유율이 2009년 60.7%로 줄어들긴 하지만 여전히 TV시장의 강자로 남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데이터퀘스트는 슬림형, 저가형 제품으로 소형 디지털 브라운관 TV가 2012년까지 존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시장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대비해 디지털TV 방송 표준을 결정하면 중국시장은 저가형 브라운관 디지털TV의 각축장이 될 게 틀림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별 장단점이 있는 만큼 어느 디스플레이TV가 완전히 사라지거나 어느 하나의 독점체제로 갈 가능성은 없다”며 “소비자들은 다양한 디스플레이의 TV중에서 자신의 취향과 업무 등에 적당한 TV를 선택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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