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을 하다가 거의 누울 수 있게 젖혀지는 편안한 의자에 기댄 채,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본다. 어느 한가한 휴일 집에서 펼쳐지는 풍경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날로 진화하는 영화관 덕택에 이제는 극장에서도 가능하다. 멀티플렉스 간의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극장들이 고급화, 차별화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CJ CGV는 기존의 골드클래스와 별도로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로클래스를 열었다. 골드클래스가 편안한 관람 환경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지만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을 감안해 최근 새로 오픈한 인천 ‘CGV 관교’에 88석 규모의 유로클래스를 도입했다.
관람료는 주중 1만2,000원 주말 1만5,000으로 골드클래스와 일반 극장의 중간 정도 수준이다. 인터넷과 보드게임, 무료 음료 등을 제공하는 전용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으며 영화 관람 중에는 조각 케이크, 맥주, 아이스크림 등이 제공된다.
메가박스도 관객들의 불편 사항 관리를 전담하는 ‘빨간 물음표 도우미’ 직원들의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시작해 전 지점으로 확대되고 있는 이 서비스는 직원들이 빨간 물음표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극장 곳곳에 상주하며 관객들에게 도움을 주는 식이다.
이 같은 서비스는 틈새 관객을 겨냥하고 있다. 빨간 물음표 도우미 서비스는 인터넷 예매나 복잡한 멀티플렉스가 생소한 40, 50대의 중ㆍ장년층과 장애우 등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유로클래스는 골드클래스를 이용하고 싶지만 비용의 부담을 느끼는 젊은 관객을 더 가까이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극장 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그에 따른 경쟁이 심해지면서 새로운 관객을 극장으로 유혹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메가박스는 앞으로 오픈하는 지점에는 좌석별로 냉난방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 도입을 고려하는 등 개개인의 취향에 맞추는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 CJ CGV 이상준 마케팅 팀장 역시 “다양한 기호를 지닌 관객들의 필요성을 만족시키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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