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근무시간 단축·노사공동 경영/ '독일식 고용모델' 한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근무시간 단축·노사공동 경영/ '독일식 고용모델' 한계?

입력
2005.09.06 00:00
0 0

정리해고 없는 비용절감과 노조와 공동경영이라는 독일식 고용모델을 주도한 유럽 최대의 자동차 메이저 폴크스바겐조차 늘어나는 인건비를 견디다 못해 결국 대규모 인력감축 계획을 밝혔다.

베른트 피쉐츠리더 폴크스바겐 그룹 CEO는 5일 “전세계 자동차 산업의 과잉 설비와 경쟁과열로 전방위적인 비용절감이 필요하다”며 “인건비 절감 뿐 아니라 인력 감축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은 독일 내 6개 공장에서 6,000~1만명을 감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폴크스바겐은 그러나 이번 감원계획이 10만3,000명에 이르는 독일 내 직원에 대해 2011년까지 인위적 감축을 하지 않기로 한 지난해 노사합의를 깨지 않는 선에서 추진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우선 조기퇴직 연령을 1951년 생 이후로 늘리고, 부족할 경우 52년 생으로 확대하는 등 퇴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며 신규채용은 줄어들 전망이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등의 브랜드를 생산하는 폴크스바겐은 고임금과 고용보장으로 인한 신규채용 감소라는 독일경제의 문제점을 ‘일자리 나누기’로 극복해왔다.

1993~94년 파산위기 때는 정리해고 대신 근무시간을 주당 35시간에서 28시간으로 단축했다. 2002년에는 자회사 ‘아우토 5,000’을 설립, 장기 실업자들을 본사보다 20% 낮은 임금과 주당 28~42시간의 탄력 근무제로 고용해 신규채용 확대와 공장의 해외이전 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듯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6억7,700만 유로로 2001년에 비해 77%나 격감했을 때도 임금 대신 연구비를 2년간 6% 줄이고, 2011년까지 고용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노조와 합의했다. 그러나 올 들어서도 북미시장의 하락세가 지속돼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6.7% 감소하자 해외 경쟁사보다 20% 가량 높은 인건비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됐다.

다급해진 폴크스바겐 그룹은 주력 제품인‘뉴 골프 SUV’를 니더 작센 주의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노조와의 합의를 깨고 임금이 싼 포르투갈의 공장으로 옮길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전세계 자동차 메이저들의 자국 인력 감축과 공장의 해외이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미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북미공장을 줄이고 제3세계에서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벤츠를 생산하는 메르세데스 그룹도 지난달 독일 내에서 5,000명을 줄이기로 했다.

자동차 생산시설의 해외이전을 반대하는 독일 정부와 노조의 입장을 존중해온 폴크스바겐도 지난해 해외 생산량이 전체의 62.6%에 이른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