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리나 대참사의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미 언론의 취재사냥이 본격화하고 있다. 새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언론들이 내리는 결론은 “부시 잘못이 제일 크다”는 것이다.
미 시카고 트리뷴지는 4일 허리케인 피해지역인 멕시코 만에 미 해군 강습양륙함 바탄호가 정박해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신문에 따르면 바탄호는 수십대의 헬기, 수술실 6개, 수백개의 병상을 갖고 있고 무엇보다 하루에 10만 갤런의 깨끗한 물을 생산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이 함정은 지난달 29일부터 단 한명의 환자도 수용하지 않은 채 이 해역에 머무르고 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바탄호는 미 연방정부가 마비증상에 걸려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보스턴 글로브지는 같은 날 마이크 브라운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의 전력을 폭로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일 현장시찰에서 “마이키, 수고하네”라고 어깨를 두드렸던 인물이다.
이에 따르면 2001년까지 그는 국제 아랍말협회(IAHA) 회장을 지내다 쫓겨났다. 이 협회는 사라브레드 말 등의 혈통을 관리, 감정하고 전시회를 주관하는 단체인데 감독소홀로 소송이 잇따르자 사임을 강요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오클라호마 대학 동창이자 부시의 측근인 조세프 올바우 FEMA 청장의 추천으로 FEMA 부청장으로 취임하고 곧 청장직을 물려받는다. 정실인사의 표본인 것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뉴올리언스에서 피해가 발생해 부시가 백악관으로 돌아왔을 때 곁에는 애완견 바니 밖에 없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이 뉴욕 5번가의 페라가모에서 구두를 고르고, 앤드류 카드 비서실장이 메인주에서 휴가를 즐기는 등 이른바 A팀 참모는 놀고 있었고 브라운 같은 2류 인물 만이 보좌했다는 뜻이다.
흑인 칼럼니스트 밥 허버트는 5일자 뉴욕타임스에서 이 같은 난맥상은 결국은 리더십의 실패라고 규정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2차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처럼 정치적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지만, 문제는 능력”이라고 대통령의 자질론을 거론했다.
그는 “피부색이 검고 가난한 사람들은 부시 정권에겐 투명인간이나 다름없어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 것이 구호가 늦어진 이유”라고 말했다.
홍석우기자 mus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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