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평에서 호오의 대립이 날카로운 가운데, ‘웰컴 투 동막골’이 지난 주말까지 6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친구’에 이어 역대 흥행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중적 평가는 친북ㆍ반미라는 부정적 시각과, 이념에 찌들지 않은 평화의 메시지라는 긍정적 시각으로 분명하게 나뉜다. 외국 언론도 이 영화에서 남북 화해와 평화에 대한 한국인의 염원을 읽고 있다.
이 영화에는 판타지와 현실주의가 정교하게 교직 돼 있다. 전장에서 낙오한 남ㆍ북ㆍ미군 병사들이 우연히 유토피아 같은 오지의 동막골로 찾아 든다. 맹렬한 적대감을 보이던 이들은 점차 순박한 마을 사람들에 감화하여 마침내 작은 평화와 우정을 이룬다. 이들은 자국 병사를 구출하려는 미군과 맞서게 되고, 남북군이 함께 장렬한 최후를 맞는다.
전반부의 즐거운 유머와 평화를 향해 가는 분위기는 후반에 이르러 경직되기 시작하여, 이윽고 극한적 비극으로 끝난다. 후반의 무리해 보이는 구성이 반미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낙오된 미군 대위의 선량함이나 고위 인민군의 ‘6ㆍ25 전쟁은 남침’이라는 단언 등이 또한 과장된 이념적 해석을 부질없게 만든다. 전쟁과 대립을 거부하고 평화와 화해를 모색해 가는 한국 영화의 대로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진 것이다. ‘태극기…’와 ‘실미도’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의 큰 길에 ‘…동막골’이 동참한 점을 평가하고자 한다.
제작 면에서도 이 영화는 스타로 대우 받는 배우보다, 참신하지만 실력이 다져진 배우들을 등장 시켜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박광현 감독과 정재영 신하균 강혜정 임하룡 등 배우들에게 갈채를 보낸다. 영화계는 새로운 스타 탄생과 흥행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이는 ‘말아톤’에 이어지는 올 우리 영화의 바람직한 경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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