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위해 박근혜 대표께서 모든 실권을 갖는 총리직을 맡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금주 초로 예상되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의 단독 회담에서 이런 ‘깜짝 제의’를 할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이 그 동안 언급한 연정 발언이 그만큼 범상치 않기 때문이다.
“권력을 통째로 넘길 수 있다”, “2선으로 물러나겠다”는 발언의 연장선상에서 충격적인 제안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4일 “두 분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고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며 여운을 두는 답을 했다.
그러나 회담 분위기 상 그런 얘기를 꺼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표가 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이므로 노 대통령이 총리직 제안이나 각료 추천권 배분 같은 각론을 거론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상생의 정치를 위해 탈당과 거국 내각 구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대연정이 불발되더라도 언젠가 여당을 탈당하고 거국 내각을 구성해 초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노 대통령은 현재 탈당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깜짝 제안 여부는 오직 노 대통령의 몫이라고 판단하고, 정부ㆍ여당과 야당의 정책 중 부동산 투기방지 대책 등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는 사안을 정리해 회담 테이블에 올려놓을 방침이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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