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회담 형식을 놓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가 과거처럼 식사를 곁들인 회담을 기대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그냥 차만 마시는 만남을 하자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회담의 시기와 형식을 5일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한 후 결정할 예정이지만, 내부적으론 오찬이나 만찬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당직자는 4일 “나라가 혼란스러운데 노 대통령과 박 대표가 식사를 하며 여유를 부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 정서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 시간을 오전 10시나 오후 2시 등 식사를 피해 잡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청와대측은 조찬, 오찬 형식의 회담을 선호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의 모든 형식과 시기를 일임하겠다고 한 만큼 한나라당 결정에 따르겠다”면서도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처음 만나는 자리이므로 식사라도 하면서 충분히 의견을 나누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또 둘 만의 회담이 아닌 배석자가 참석하는 형식을 취하기로 했다. 단독회담이 오해를 초래할 수 있고 자칫 뒷거래 의혹을 남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청와대측도 비서실장 배석 등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는 6일과 7일 대통령 일정을 비어둔 채 한나라당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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