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 목욕탕 건물 폭발사고의 원인은 지하 기름탱크(용량 1만ℓ)에서 생긴 유증기(油蒸氣)에 불꽃이 튀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4일 "기름탱크 주위에서 생긴 유증기가 지하공간에 쌓여있다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꽃 등과 접촉하면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감식결과 탱크 내부에서 생긴 유증기를 외부로 빼내는 배출장치 배관에 수㎝간격의 틈새가 확인된 점, 땜질 흔적과 당시 폭발규모 등을 고려할 때 상당량의 유증기가 기름탱크와 함께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유증기가 발생한 원인과 규모, 폭발의 계기가 된 점화원을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화재가 났던 목욕탕은 또 안전검검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대중이용시설(연면적600㎡이상)의 경우 2년마다 의무적인 소방안전점검을 받도록 돼 있으나, 사고 목욕탕은 2003년 6월 이후 2년이 넘도록 점검을 받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 최근 퇴사한 보일러 기사 신모(59)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사고로 모두 5명이 숨지고 48명이 부상했으나 정확한 점화원이 드러나지 않은데다 사고건물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피해보상에 진통도 예상된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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