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리(2316~2571)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2396년 한국 호주 북미연합 등 6개국이 화성행성공학 프로젝트를 결성했는데 그가 총책임자로 임명됐다.
김원리는 결빙 이산화탄소와 일반 얼음으로 이뤄진 화성의 빙관을 검댕으로 덮어 씌웠다. 막대한 양의 햇빛이 흡수되면서 만년설이 서서히 증발했다.
이때 발생한 가스가 대기에 섞여 기압을 높였다. 지표면 깊숙이 수소폭탄도 터뜨렸다. 지하의 얼음 층을 녹이고 물을 증발시켜 대기의 질량과 기압을 증가시켰다. 그러자 호수, 들판, 숲이 생겼다. 2590년 우주복을 입지 않고도 화성 지표면을 걸어 다닐 정도로 기압이 올라갔다. 2620년에는 화성 제1의 도시 김원리시가 탄생했다.
미클로스 스자보(2216~2283)는 뇌에 정보를 입력, 인간 개개인의 태도와 인성을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인간 마음 속 증오와 잔인성, 강력범죄, 전쟁을 크게 줄였지만 자유와 존엄을 위협하고 전체주의의 만연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헬싱키 출신의 미카 키비코스키(2221~ )는 국제기상국 기상통제과의 총책임자였다. 구름 씨를 뿌려 비를 내리고, 급기류나 폭발물로 구름을 제거, 강우를 막았다. 사막에 짙은 혹은 밝은 색 모래를 깔아 태양열 흡수량을 조절하고 호수 수면 또는 수면 부근에 큰 거울을 배치, 태양 빛을 모아 호수의 증발을 억제했다. 이제 폭풍우와 가뭄, 홍수 등 자연재해가 없고 거주지는 습도가 낮아 지내기에 쾌적하다.
서기 3000년 아르투로 쿠케니는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 100명을 뽑아 ‘서기 3000년’을 출판하면서 김원리 스자보 키비코스키 등을 넣었다. 물론 가상의 필자가 쓴 가상의 전기이다.
진짜 필자는 미국의 전업 작가 마이클 하트다. 예수, 마호메트, 석가모니, 아인슈타인, 카를 마르크스, 다윈 등 우리에게 친숙한 과거 인물과 함께, 다음 1,000년을 살아갈 새로운 인물을 포함시켰다.
마이클 하트는 이들을 통해 미래에 등장할 새로운 변화, 새로운 기술을 보여주고자 한다. 스자보 등의 예에서 보듯 그의 예측은 매우 대담하다. 그러나 저자는 현재의 기술 발전 추이와 각 분야 흐름을 고려, 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것은 수학 천문학 물리학 등에서 학위를 따고 강의를 했으며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도 근무하는 등 자연과학적 배경이 탄탄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물론 독자 입장에서는 황당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시도가 흥미롭고 저자의 과학적 지식도 놀랍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 이제는 엄연한 현실이 되고 있듯 미래에 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그 누가 알까.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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