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단거리 볼모지대’ 한국에 희망을 밝힌 날이었다. 한국의 기대주 이연경(울산시청)이 2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제16회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허들 결승에서 중국의 수예핑에 막판 스퍼트에서 밀려 13초38로 아쉽게 2위를 차지했다. 국제대회 사상 최초의 여자허들종목 메달이다. 또한 ‘한국판 이신바예바’ 최윤희(공주대)는 한국기록을 갈아치웠다.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 진행된 이날 스타트라인에서 4레인의 수예핑보다 0.027초차로 다소 늦게 출발한 5레인의 이연경은 중반 이후 90m까지 수예핑을 따라잡으며 대등한 접전을 펼쳤으나 막판 10m를 남겨둔 마지막 허들에서 밀리면서 수예핑(13초30)에 0.08초차로 1위자리를 내줬다. 스타트와 막판스퍼트에서 조금만 더 힘을 냈다면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었던 경기였던 만큼 아쉬움이 컸다.
올 들어서만 3차례의 한국기록(최종 13초33)을 경신하는 등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는 이연경이 173㎝, 63kg의 훌륭한 체격조건과 24살의 나이임을 감안할 때 침체에 빠진 한국 단거리육상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벌어진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선 최윤희가 4m5를 넘어 자신이 가지고 있던 한국기록(4m)을 5㎝ 높혔다. 최윤희는 그동안 12번이나 한국기록을 갈아치워 ‘신기록 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한국 육상의 간판이다.
남자110m허들에서는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중국의 류시앙이 기대대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13초32로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12초91)에는 못 미쳤지만 아시아선수권 대회기록을 경신하며 슈퍼스타의 면목을 재확인했다. 기대를 모았던 한국의 박태경은 14초04로 5위에 그쳤다.
또한 남자 20km경보에서는 2005유니버시아드 은메달리스트인 김현섭(삼성전자)이 1시간25분41초로 중국의 루롱화(1시간25분30초)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 한국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겼다. 한국경보가 아시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기는 처음이다. 1시간22분37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가진 김현섭은 막판 선두다툼에서 1시간18분대 선수인 루롱화에게 11초 뒤져 아쉬운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날 은메달 2개를 획득함에 따라 종합전적 5위권으로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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