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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첫 여성총리 탄생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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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첫 여성총리 탄생 '초읽기'

입력
200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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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여(18일) 앞으로 다가 온 독일 조기 총선 결과에 대한 세계 주요 언론의 예측이 하나로 일치하고 있다. 야당인 기민당(CDU)과 기사당(CSU) 연합이 승리해 7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지난 달 13일 공식 선거 운동에 들어선 이후로 야당인 앙겔라 메르켈(51)이 이끄는 기민ㆍ기사련은 지지율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의 여당 사민당(SPD)을 두 자리 이상 꾸준히 앞서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가 31일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기민ㆍ기사련(43%)이 사민당(30%)을 압도적 차이로 따돌렸다. 전문가들은 선거를 보름 앞두고 있는 지금 사민당의 뒤집기는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슈뢰더 총리에게 최후의 반전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2002년 선거 때만 해도 그는 줄곧 기민ㆍ기사련의 에드문트 슈토이버 당수에게 밀리다 때 마침 터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적극 반대하고 최악의 물 난리를 멋지게 뒷처리 해내 여론의 지지를 얻고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미국이 핵 개발을 재개한 이란에 대해 무력 사용을 고려하겠다고 하자 슈뢰더는 강하게 반발하며 ‘반미 외교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속히 뻔히 보이는 술책”이라는 비난만 받았다. 결국은 “외교 문제를 선거에 이용하지 않겠다”며 물러서고 본전도 찾지 못했다.

오히려 독일에서는 ‘총선 이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무엇보다 새 총리에 오를 메르켈(51)이 죽어 버린 독일 경제를 살릴 수 있을 지가 관심거리다.

그가 최근 총 임금과 순 임금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대해 답을 하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메르켈은 경제를 모른다’는 비판을 받았다. 메르켈은 뒤늦게 독일 대표 기업 지멘스의 하인리히 폰 피어러 회장을 경제 자문역에 임명하고 재계, 금융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면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려 애쓰고 있다.

경제 관련 공약에 대한 서민ㆍ노동자 계층의 거센 반발 역시 메르켈에게는 큰 부담이다. 야심차게 내놓은‘부가가치세 2% 인상’과 ‘실업 보험료 2% 인하’등에 대해서 국민들 사이에“바닥난 재정을 서민의 피땀으로 채우려 한다”는 실망감이 퍼지고 야당 내부에서도 “너무 급진적”이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실현 가능성 자체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정권 교체 뒤 야당 내에서 벌어질 세력 다툼도 메르켈이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다. 벌써부터 에드문트 슈토이버 기사당 당수 등은 동독 출신의 메르켈을 의식해 “동독 출신은 어딘가 모자란다”며 그를 흔들어 대고 있다.

게다가 기민ㆍ기사련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메르켈이 과연 누구에게 ‘연정의 손길’을 내밀 지도 주목된다. 자민당(FDP)과의 연정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점쳐지지만 일부에서는 최악의 실업률 등 국가적인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사민당과의 대연정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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