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한풀 꺾이면 보약부터 찾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 제철을 맞는 영양 많은 음식만큼 우리 몸에 이로운 보약은 없다.
국민 4명 중 1명이 암환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맹위를 떨치는 암 역시 음식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건강도 지키고 백약이 무효라는 암까지 예방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가을 제철 음식을 알아보자.
사과 껍질 속에 유방암 예방 물질
가을하면 떠오르는 과일은 바로 사과. 피부미용에도 좋지만 유방암 예방효과도 있다. 붉은 색 껍질 속에 든 ‘캠페롤’과 ‘케르세틴’은 암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의 단백질 성분을 차단해 암이 더 이상 번지지 못하도록 한다. 폐를 보호하는 물질도 함유해 흡연자에게도 좋다.
사과의 펙틴은 고혈압, 동맥경화, 비만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 이것은 껍질 속에 많으므로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또 사과 섬유소는 혈중 인슐린을 통제하고 혈당치 변동을 막아 당뇨병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사과는 비타민과 미네랄 함량도 높은데 특히 칼륨을 많이 함유해 육식으로 과잉 흡수된 염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을 한다. 단, 사과와 당근을 함께 주스로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은데, 당근 속에는 사과의 아스코르브산을 파괴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좋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먼저 당근을 갈고 식초를 조금 넣은 후 사과를 갈아 먹으면 된다.
속살 노란 고구마ㆍ단호박ㆍ감, 폐암에 좋아
단호박과 감ㆍ고구마에는 폐암에 좋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베타카로틴은 점막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항산화물질로서, 기름에 녹는 성질이 있어 역시 항산화효과가 뛰어난 올리브 오일과 함께 조리하면 흡수율과 항암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황금빛 옷 속에 신선이 마시는 단 물이 들었다 하여 금의옥액(金衣玉液)이라 불리던 감, 특히 곶감을 덮고 있는 하얀 분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또 고구마에 들어 있는 강글리오사이드는 항암제로 폭 넓게 이용되고 있는 아드리아마이신보다 훨씬 강력한 항암물질이다. 고구마와 호박처럼 속살이 노란 식품에는 루테인이라는 색소가 들어 있는데 이는 폐암 발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 도라지와 은행도 폐나 기관지에 좋은 가을 식품이다. 도라지 속 사포닌은 가래를 삭이고 목이 아플 때 효험이 있어서, 급만성 편도선염, 급만성 기관지염, 화농성 기관지염, 인후염 등에 두루 사용한다. 도라지에는 단백질뿐만 아니라 지방, 탄수화물, 칼슘, 비타민(A1, B2, C), 나이신 등도 함유돼 있다.
은행도 한방에서 결핵 치료에 사용할 정도로 가래를 내보내고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독성이 있어 굽거나 볶아서 먹어야 하며 한번에 너무 많이 먹는 건 좋지 않다. 어린이는 하루 5알, 어른은 10알 정도가 적당하다. 알싸한 맛을 내는 유황화합물이 포함된 무나 순무 역시 폐암을 억제하고 발암물질을 해독하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가을 생선 고등어ㆍ꽁치가 대장암 예방
대장암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섬유질 부족이다. 섬유질이 풍부한 한국전통식단이 점점 서구화되면서 대장암 발병률이 늘어나고 있다. 발생률과 사망률은 4위에 머물러 있는데도 가장 가파른 증가율을 보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장 속에 유해균이 증가하고 변비가 생긴다. 변비로 인해 장의 압력이 증가하고 발암물질과 유해물질이 장 속에 오래 남아 있게 되면 세포막과 세포의 DNA가 변형돼 암세포가 생기고 용종이나 게실도 잘 생길 수 있다.
가을 상에는 평소에는 좀처럼 먹지 않는 나물이나 땅콩, 밤 등 견과류가 올라오다. 나물, 견과류에 풍부한 섬유소는 변비를 해소해 대장암을 예방하고 견과류에 든 엘라직 산은 암의 진행을 방해하며, 땅콩에는 인슐린을 안정시키고 심장병을 막아주는 성분이 있다.
효과를 보려면 일주일에 2~4회 이상 먹어야 하고 땅콩 알 기준으로 25알 정도가 적당하다. 그러나 땅콩에 곰팡이가 생기면 간암 유발 물질인 아플라톡신이 생기므로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등 푸른 생선의 대표격인 고등어와 꽁치에 풍부한 DHA와 EPA는 대장암을 예방하고 암세포의 전이와 증식을 억제한다. 따라서 생선을 조리는 경우에는 아주 싱겁게 해서 국물까지 먹어야 국물에서 우러난 DHA를 섭취할 수 있다.
하루 버섯 2~3장 간암 물렀거라
음력 8월은 가지각색의 버섯이 나는 철이다. 표고, 송이, 능이, 느타리, 석이, 목이 등 종류 또한 다양하다. 버섯요리라면 흔히 버섯전이나 볶음 정도만 떠올린다. 그러나 간암 예방을 생각한다면 탕국에 고기 대신 버섯을 넣어 끓여도 훌륭하다. 간암에는 버섯만큼 좋은 음식도 없기 때문이다.
표고버섯은 암과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치료에 효과적이며, 느타리버섯은 항암 효과는 물론 암환자의 탈모, 구토, 설사 등의 부작용까지 줄여준다. 이는 베타글루칸이라는 다당류 덕분이다.
이는 모든 버섯이 갖고 있는 성분으로 인체 고유의 면역력을 증진시켜 암을 예방하고 암세포가 자라는 것을 억제한다.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작용은 기본. 덕분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노화까지 늦춰준다. 버섯은 하루 30g 정도가 적당한데 표고버섯의 경우에는 매일 2~3장으로 충분하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도움말=강남베스트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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