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31부동산 종합대책의 영향으로 강남은 매도ㆍ매수세가 모두 끊어진 일시 공백 상태에 들어간 반면, 강북과 용인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소형 평형의 매물이 속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강남과 분당 등 올들어 집값이 급등한 지역에서는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폭등하고 있다.
1일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정부의 8ㆍ31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구체적인 가격 변동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서울 강북에서는 소형 평형의 매물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1996년부터 서울 도봉구 상계동의 17~19평형대 소형 아파트 10여 채를 구입해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한 개인사업자는 1일 인근 부동산에 모든 집을 팔아달라고 내놓았다. 이 사업자는 “높은 세금을 내느니 차리라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강북쪽 주택을 모두 처분하겠다”며 시세보다 200만~300만원 낮은 가격에 내놓았다.
상계동 국제공인 대표는 “20평 아파트를 사려던 한 손님이 대책 발표 후 전세로 돌아서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강남 주민보다 강북 서민들에게 서 부동산 대책의 영향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의 주타깃이었던 강남과 분당의 집값은 일부 재건축을 제외하고는 아직 요지부동이다. 논현동 두산공인 관계자는 “대책 발표 전과 마찬가지로 팔겠다는 사람도, 사겠다는 사람도 없는 상태”라며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당분간은 관망할 태세”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강남과 분당, 용인 등 인기 주거지역의 전세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분당 야탑동 동부코오롱 32평형의 전셋값은 지난달 1억8,000만원이던 것이 지금은 2억원까지 올랐다. 장미마을 현대 48평형도 2억3,000만원에서 2억6,000만원으로 급등했으나 이 마저 매물이 없는 상태다.
강남 재건축과 용인은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 15평형은 지난해말 5억5,000만원에서 7월초 7억5,000만원까지 급등했으나 이번 주에는 6억6,000만원으로 내려갔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 주택 보유자들은 매도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을 기대하고 있어 시장이 단절된 상태”라며 “주택 매수 희망자들이 대거 전세로 선회하면서 전셋값이 당분간 폭등 양상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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