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도청테이프에 후배 검사들에게 ‘삼성 떡값’을 전달한 것으로 나와 대검 감찰조사를 받고 있는 홍석조(사진) 광주고검장이 검찰 내부통신망에 입장을 밝힌 글을 올렸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고 사퇴의사가 없음을 밝힌 이 글에 대해 검사들이 “힘내시라”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지난달 31일 올린 글에서 홍 고검장은 “노회찬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과 모 일간지에 공개된 녹취록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조작의혹을 제기했다.
또 “자형(삼성 이건희 회장)이나 형(홍석현 주미대사)이 저를 삼성 로비용 창구로 생각하고 무슨 일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 사건 축소수사 의혹에 대해서도 “제게 ‘죄’가 있다면 (대상사건이 계류 중이던) 인천지검장으로 발령받은 점과 대상의 임 회장이 조카의 장인이라는 사실 뿐”이라고 밝혔다.
홍 고검장은 “일련의 사건에서 저를 매도하여 공직자로서 무력화하려는 계획적인 의도와 행동을 느끼고 있다”며 “지금 그만둔다면 터무니없는 주장을 인정하는 꼴이 아니겠느냐”고 내외의 압력에 불만을 표시했다.
A4 7장에 이르는 장문의 글에 대해 그와 함께 일했던 검사들을 중심으로 응원하는 댓글이 수십건 올라왔다. 모 검사는 “요즘은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많아 ‘악’하고 소리치고 싶을 때도 많지만, 대응할 가치가 없는 것들이다”고 쓰기도 했다. 댓글 중 검찰 내부의 자성을 촉구하는 내용은 없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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