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명동에 문을 연 롯데백화점 명품 전문매장 ‘에비뉴엘’에는 구찌 프라다 루이비통 같은 세계적 명품 브랜드와 나란히 ‘Y&Kei’ 매장이 입점해 있다. Y&Kei는 부부 디자이너인 오브제의 강진영(42) 사장과 윤한희 이사가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해 각자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브랜드로, 2001년 뉴욕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후 미국, 캐나다, 유럽의 80여개 매장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다 국내에 ‘역수입’된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수많은 업체들이 도산하고 최근에는 내수 침체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패션업계의 사정과 달리, 오브제는 매년 높은 매출액 및 이익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Y&Kei의 성공에서 볼 수 있듯이 창조적인 디자인과 한발 앞서 새로운 시장을 일궈내는 도전정신 덕분이다. 1993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오브제(Obzee)’라는 의류점을 낼 때부터 강 사장은 ‘젊은 여성의 개성을 잘 살리면서 디자이너의 철학이 들어간 디자인’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93년까지만 해도 디자이너의 철학과 감성이 가미된 옷은 압구정동의 디자이너숍에나 있었고 가격도 일반인들이 구입하기에는 지나치게 고가였다”고 설명했다.
오브제가 1년 만에 롯데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대성공을 거두자, 이를 모방한 브랜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그러나 오브제를 모방한 후발 여성 캐릭터 브랜드의 상당수는 명성을 얻는 데 실패하고 결국 부도 등으로 사라졌다. 강 사장은 “국내 의류산업은 비슷한 수준의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레드오션’에 가깝지만, 우리는 차별화된 디자인 능력과 해외 시장 개척으로 ‘블루오션형’ 업체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내수 지표가 점진적이나마 개선 기미를 보이자 강 사장은 또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보다는 내년 소비가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클럽모나코’ 및 ‘루즈 앤 라운지’라는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강 사장은 “내년부터 최소 4~5년 간은 신규브랜드 런칭과 중국시장 진출 등으로 매년 20~30%대의 매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올 들어 주가가 연초 3,000원대에서 8,000원으로 급등했지만, 그는 “지난 2년은 더 멀리 뛰기 위한 움츠림의 시기였다”면서 앞으로도 실적 개선에 따라 주가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차입 경영과 꾸준한 흑자를 바탕으로 배당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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