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가 아시아 경제의 양극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월스트리트 저널은 30일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일본, 중국, 인도 등 ‘빅 3’의 성장세는 지속되겠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팀 콘던 ING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와 미국의 단기 금리상승에 아시아 신흥 시장의 취약점이 드러날 것”이라며 “아시아에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가장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8일 유가상승에 따른 인도네시아 경제 타격을 막기 위해 국내 석유 및 가스의 증산을 요청했다. 그러나 29일에는 루피아화가 투기자본들의 집중공격을 받으며 3년7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폭락해 금융위기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국내 원유 생산능력이 모자란 상태에서 정부보조금을 투입, 저유가 정책을 고집하다가 유가 상승으로 국가재정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보조금은 지난해 약 76억 달러에서 올해는 국가예산의 15%인 약 130억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도 석유에 대한 정부보조금 축소를 검토 중이다. 태국은 높은 물가상승률 때문에 고유가에 대한 내성이 약하다.
반면 일본과 중국, 인도는 탄탄한 경제와 높은 외환보유고로 고유가를 이겨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코언 이코노미스트는 30일 AP통신에서“중국 경제의 견실함과 더불어 일본 내수가 증가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DBS뱅크의 쳉홍펑 분석가도 “1970~80년대 오일 쇼크 당시와 비교하면 신흥 강국인 인도와 중국은 저임금과 아시아의 높은 저축률에서 비롯된 풍부한 유동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고유가가 미국과 중국 경제에 연쇄적 충격을 가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의 경제 성장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이코노미스트도 일본과 인도는 예외라고 분석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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