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3일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2006학년도 대입 수시2학기부터 논술고사에 영어 등 외국어 제시문(지문)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수학 과학과 관련해 풀이 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도 내서는 안 된다.
이를 지키지 않는 대학은 대입 3불(不)정책(본고사ㆍ고교등급제ㆍ기여입학제 금지) 위반으로 간주돼 학생모집 정지, 예산지원 삭감 등 행ㆍ재정적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이에 대해 각 대학은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을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논술고사의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대학별 논술고사 심의 및 논술심의위원회 구성 계획과 대입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논술고사가 아닌 사실상의 본고사 문제 유형으로 ▦단답형 또는 선다형문제 ▦특정교과의 암기된 지식을 묻는 문제 ▦수학 과학과 관련해 풀이 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 ▦외국어 제시문의 번역 또는 해석을 필요로 하는 문제 등을 제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견 수렴 과정에서 외국어 제시문의 허용 여부에 관해 격론이 있었지만 ‘제시문을 해석할 수 없어 논술 자체가 불가능하면 외국어 능력 평가시험’이라는 의견이 많아 불허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교사 교수 전문가 등 18명으로 구성된 논술심의위원회(위원장 강영안 서강대 철학과 교수)를 통해 올해 수시2학기 모집부터 전형기간이 끝난 뒤 대학별로 논술고사 개요와 문제를 제출받아 사후 심의를 벌이기로 했다.
심의위는 대학의 모집시기가 끝난 직후 논술고사의 본고사 여부를 판정하는 물론, 각 대학이 출제를 앞두고 심의를 요청하는 문제도 사전 검토하게 된다.
교육부는 그러나 본고사 논란을 야기했던 일부 대학의 2005학년도 정시 및 2006학년도 수시1학기 논술고사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기준을 소급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통합형 논술고사 시행을 놓고 정부와 심각한 의견충돌을 빚었던 서울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부 가이드라인은 서울대 2008학년도 통합형 논술고사 방향과 일치하며 대체로 만족스럽다”고 전면 수용 의사를 밝혔으나 영어지문 금지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시했다. 사립대도 대부분 가이드라인에 동의했으나 “논술고사를 통해 변별력을 확보하기란 불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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