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석유 생산 및 정유 시설이 밀집한 멕시코만 일대를 강타해 미국발 국제 유가 고공 행진이 우려된다.
국제유가는 29일 한 때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 70.80 달러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카트리나 충격으로 올 연말까지 유가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고 피해가 예상보다 클 경우 3차 오일쇼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시속 240㎞의 풍속으로 이날 새벽 5시(한국시각 29일 오후 8시)께 루이지애나주 해안가에 상륙했다고 발표했다. 카트리나는 멕시코만을 거쳐 루이지애나로 근접하면서 위력이 5등급에서 4등급으로 낮아졌으나 육지로 상륙한 뒤 북진하면서 위력이 다시 세질 가능성이 높다.
뉴올리언스시는 해수면 보다 3㎙ 아래 위치한 저지대인데다 정유와 화학 시설이 밀집해 있어 카트리나가 통과한 뒤 시 전역이 유해화학 물질로 오염된 바다로 변할 수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경고했다.
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일원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정부의 지원을 다짐했으며 뉴올리언스 시 당국은 전체 주민 46만 여명에 대해 소개령을 내렸다. 이날 뉴올리언스에서는 해안가 요양소에 거주하던 노인 3명이 대피도중 탈수증과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했다. 한편 일부 저소득층과 공항 폐쇄로 발이 묶인 관광객들은 미식 축구장이나 고층 호텔로 대피했다.
카트리나의 상륙으로 로열 더치 셸은 하루 42만 배럴의 석유 생산을 중단하는 등 멕시코만 일대의 원유 생산이 3분의 1 격감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멕시코만 일대는 1일 원유 150만 배럴을 생산하는 등 미국 원유 및 가스의 4분의 1이 생산되는 곳이다. 전문가들은 카트리나가 미국 원유 생산에 타격을 줌으로써 이미 사상 최고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 유가를 더욱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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