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0명의 1차 수록예정자는 매국노·관료·경찰·문화 예술 등 13개 분야로 나눠 선정됐다. 편찬위는 “을사늑약(1905년) 전후부터 1945년 8월15일까지의 매국행위자, 독립운동 탄압자, 부일 협력자 중 일정 직위 이상자, 유명 지식인 및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했다”고 선정기준을 설명했다. 수 차례 공청회 끝에 8월 초 선정기준을 최종 결정했지만, 윤경로 편찬위원장이 “선정기준 결정이 가장 어려웠다”고 밝힐 만큼 객관적 기준을 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실제 편찬위원들은 몇몇 인물의 명단 포함 여부를 발표 직전까지 고민했다고 한다. 선정 기준 가운데 ‘매국행위의 대가로 작위를 받은 자’라는 항목이 있으나 이완용, 송병준 등은 포함된 반면 영친왕은 빠졌다. 편찬위는 “영친왕의 경우 황실의 볼모로 일본에 끌려간 정황을 고려해 작위를 받은 것을 ‘자발적인’ 친일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장면 전 총리의 경우는 조선지원병제도 실시 축하회 참여,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연맹 간사 역임 등을 이유로 명단에 포함됐다. 장 전 총리도 천주교단 차원에서 결정한 일을 어쩔 수 없이 따랐으므로 ‘자발성’이 없다는 논란이 있었으나, 편찬위는 “장면을 빼고서는 어떤 천주교 인사도 포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
또 다른 기준으로 징병ㆍ징용을 선동한 자, 문학ㆍ예술ㆍ교육ㆍ언론ㆍ종교계에서 친일행위를 한 인사 등이 있다. 독립선언문을 작성한 최남선, 이광수, 유치진 등의 문학가, 음악가 홍난파, 김성수, 김활란 등의 교육자와 방응모 등의 언론인도 이 기준에 따라 명단에 실렸다. 2003년 민족문학작가회의가 발표한 친일 문인 명단에서 빠지는 바람에 이번에도 제외된 유치환은 2차 명단 발표 때까지 포함 여부를 다시 검토키로 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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