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등 대기업 노조의 지나친 임금 인상 요구가 차 값 인상 및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현대차 노조의 부분 파업에 이어 올해 초 광주공장 채용 비리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아차 노조도 29일 파업키로 해 ‘지나친 노조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8일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29~30일과 9월1일 각각 주ㆍ야 4시간씩, 31일과 9월2일에는 각각 주야 6시간씩 5일 동안 총 48시간 파업키로 했다.
파업 이유는 7월12일 첫 상견례 이후 9차례의 노사 임금 협상에서 회사측 태도가 불성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회사측은 노조의 일방적 정회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협상은 4차례에 불과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지나친 요구가 협상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월 임금 10만7,485원 인상(기본급 대비 8.4%), 성과급 300%+α 지급 등과 지난해 성과급 추가 100% 지급, 고소ㆍ고발에 대한 벌금 회사 대납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기아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내수 침체와 수출 채산성 악화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5%나 격감(409억원)한 상태다.
특히 기아차 노조는 올해 초 광주공장 채용비리 사건에 이어 지난 달엔 수십 명의 노조원이 회사 자동차 부품을 훔쳐 인근 카센터에 팔아오다 무더기로 적발된 뒤 노사 화합과 도덕성 회복을 다짐한 터여서 이번 파업 강행에 따른 안팎의 눈총이 곱지 않다.
기아차 노조의 파업으로 추석을 앞두고 차량을 주문한 고객들의 불편은 더 커지게 됐다. 기아차는 현재 수출 주문 적체대수가 5만4,000대에 이르는 데다 스포티지 5,000대, 프라이드 2,000대, 그랜드 카니발 1,500대 등 인기 차종의 국내 주문이 밀려 있는 상황이다.
이번 파업으로 총 6,730대의 생산차질과 1,000억여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할 경우 기아차는 91년 이후 모두 15년간 누적 파업 일수 190일, 생산차질 37만736대, 매출손실 3조6,729억원을 기록하게 된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도 노조의 지나친 요구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 10만9,181원(기본급 대비 8.48%) 인상과 순이익(지난해의 경우 1조8,041억원)의 50%를 성과급 지급과 고용안정기금으로 적립할 것 등을 요구, 회사측에 사실상 2조원 가까운 추가 부담을 강요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임금인상 요구는 퇴직금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12.4%를 인상해 달라는 것이어서 물가상승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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