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금융채에 5년간 투자했던 1억원을 최근 만기가 돼 찾았습니다. 두 달 뒤 오피스텔 분양대금 지급에 써야 할 돈인데, 은행 측은 머니마켓펀드(MMF) 가입을 권하더군요.
그런데 가입 후 집에 와서 살펴보니 MMF는 예금자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하네요. 또 맡긴 돈은 1억원인데, MMF통장 잔액난에는 1억원과 9,958만764원으로 이중 표기돼 있었습니다. 그대로 놔둬도 되는 건지, MMF는 괜찮은 상품인지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A.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두 달 뒤에 쓰실 돈이라면 일반 입출금 통장보다 MMF가 더 유리합니다. 일반 입출금통장은 5,000만원 이상 예치해도 이자가 연 0.2% 안팎에 불과합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 예금(MMDA)의 경우에도 1억원 이상 거액일 때만 연 2.7% 정도의 금리가 지급됩니다.
하지만 MMF는 1,000만원 이상 하루만 맡겨도 연 3%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MMDA처럼 확정이자 상품이 아니라, 실적배당을 하는 펀드상품입니다. 따라서 채권금리가 폭등하거나 펀드 운용사에서 제대로 운용하지 못할 경우 원금 손실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예금자 보호대상이 아닌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채권가격은 주식처럼 매일 오르내림이 심한 것도 아니고, 운용대상 채권이 국공채와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1억원을 맡기셨는데 왜 통장에 1억원과 9,958만764원으로 이중 표기돼 있느냐고요? 뒤의 금액은 투자금액으로 매입한 좌수를 표기한 것입니다. 제가 역산을 해 보니 그 MMF의 기준가격은 대략 1,004원이 조금 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1억원으로 9,958만764좌의 수익증권을 사들였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럼 이제부터 MMF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MMF는 짧은 기간(1~3개월) 여유자금이나 목돈을 일시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펀드상품으로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가입이 가능합니다.
입금이 자유로우며 언제라도 환매수수료(은행에서의 중도해지 수수료와 유사)를 물지 않고 출금할 수 있어 환금성도 뛰어납니다. 또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투자규모나 기간에 관계없이 MMDA보다 높은 실적배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국공채가 아닌 회사채가 편입된 펀드의 경우, 2003년의 SK글로벌 사태나 카드대란 등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발생하면 타격을 입게 됩니다.
이 경우 MMF에서 급격한 자금인출이 초래되기 때문에 출금이 제한될 수도 있죠. 일반 입출금통장과 달리 인터넷뱅킹을 통한 자금 거래가 불가능하며 각종 공과금 자동이체 계좌로 활용할 수도 없습니다. MMF의 입출금 마감시간이 은행 마감시간보다 다소 빠르다는 점도 유의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입할 때 주의할 점을 알아보겠습니다. MMF는 금리 변동수익률 변화가 크지 않지만, 요즘처럼 시장 지표금리가 다소 오를 경우에는 은행 등 직원에게 구체적인 운용내역을 알아보는 게 좀 더 좋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
또 자산운용 규모가 클수록 시장 변화에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가급적 대형 투신운용사의 펀드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투자하기 전에 펀드 편입자산의 종류와 신용등급을 미리 알아보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합니다.
문의하신 분의 경우 MMF 가입이 적절해보입니다만, 뚜렷한 단기사용 목적이 없는 고객이라면 굳이 MMF만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런 분들은 금융전문가와 상의해 적절한 자금운용 방법을 찾는 것이 좋은 재테크라고 하겠습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상담= 황창규(하나은행 노원역지점 PB팀장) ckhwang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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