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좌파는 가라.” 다음달 18일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독일의 새 좌파연합이 깃발을 들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주도하는 좌파연정의 중도노선에 대해 변절 낙인을 찍은 것이다.
집권 사민당(SPD)을 탈당한 좌파 세력과 옛 동독 공산당 후신인 민사당(PDS)은 27일 전당대회를 갖고 복지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좌파연합을 이끌고 있는 오스카 라퐁텐(사진) 전 사민당 당수는 이 날“사민당의 현대적 좌파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며 “사민당은 7년 동안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지난 봄 노동계 지도자들과 함께‘선거대안(WASG)’을 만든 순수좌파 세력은 세를 불릴 파트너를 찾아왔고 동독 지역에 뿌리를 둔 민사당 역시 1998년 총선에서 30석을 얻어 약진한 뒤 2002년 총선에서는 2석을 얻는 데 그치면서 환골탈태를 꾀해 왔다.
라퐁텐은 “사민당의 개혁프로그램인 ‘아젠다 2010’이 노동자의 복지를 축소시켰다”고 비판하면서 최저 임금과 연금액을 각각 월 1,400유로(약 170만원)와 800유로(100만원)로 올리고 실업보험금도 늘려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저소득자에 대해 의료비를 면제하고 세금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좌파연합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자리 지지도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사민당과 기민당(CDU)에 이어 3위를 차지해 총선 정국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민당이나 기민-기사당 연합 어느 쪽도 과반수를 자신할 수 없게 되면서 집권 연정 구성의 캐스팅 보트를 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동독지역에서는 30% 이상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좌파연합이 제 1당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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