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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戰 문서 공개/ 朴대통령 "한국군 김치먹게…" 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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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戰 문서 공개/ 朴대통령 "한국군 김치먹게…" 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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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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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베트남전 파병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부흥을 이루는 촉매제가 됐다. 한국 정부는 베트남전 파병 당시 미국 정부를 상대로 쌀 한톨이라도 더 받아내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갖가지 제안과 이색적 아이디어가 속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 회담명칭에서 PEACE 삭제 주문

참전 초기인 1966년 10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베트남전 참전 7개국 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필리핀이 이번 회의를 평화모색 회의처럼 생각하는 데 대해 불만스럽다”며 “군사적인 정세의 검토 및 전쟁노력의 강화 방안을 반드시 의제에 포함해야 한다”고 유양수 주 필리핀대사에게 지시했다. 정부는 또 회의의 가명칭인 `Manila Summit Peace Conference‘에서 Peace를 삭제토록 주문했다.

베트남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방안을 토의하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그것만을 위해 정상회담이 소집됐다는 식의 해석에는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즉,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베트남 사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데 대해 베트남전에 따른 군사ㆍ경제적 반대급부가 많은 우리 정부가 거부감을 표시한 셈이다.

■ "김치 먹게 도와달라"

박정희 대통령은 67년 3월 정일권 총리 방미 시 린든 존슨 대통령에게 월남 한국군이 김치를 먹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친서에서 “한국음식의 야전식량을 공급하면 사기와 전투력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증가할 것”이라고 적었다.

정 총리도 미국 고위 관료들을 잇달아 만나 김치 통조림 공급문제를 적극 거론했으며, 얼마 후 박 대통령에게 “김치문제가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는 낭보를 띄웠다. 존슨 대통령은 국방장관에게 바로 지원지시를 내렸다.

■ 미군기지의 제주도 유치 타진

68년 5월 한미 국방각료회담에서 최영희 국방장관은 “일본에서 미국기지 철거 요청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 이동해 올 것을 제안한다”며 “필요한 토지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그러나 “막대한 예산이 들기 때문에 간단히 결정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이듬해인 69년 6월 열린 회담에서도 임충식 국방장관은 “제주도에 공군기지하고 해군기지를 만들면 어떻겠는가”라고 제안했으나, 미국 측은 “오키나와가 아태 전 지역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한국 측 제의를 염두에 두고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피해나갔다.

이와 함께 우리 측은 북한에 공작원을 침투시키자는 안을 내놓았으나, 미국은 우려를 표명했다. 최 장관은 “헌병사령관으로 있을 때 첩자를 보내 사진을 찍은 일도 있으니 가능하다”고 호언하기까지 했다.

■ “한국의 파병이득은 파병안한 일본보다 적다”

1970년 2월 미 상원 사이밍턴 청문회에서 포터 주한미국대사는 “월남파병으로 인한 한국의 이득(1965~69년)은 5억4,600만달러로 파병을 하지않은 일본의 이득보다 적고 대만보다는 약간 크다“고 말했다.

이 청문회를 통해 한국군 해외근무수당의 실체도 드러났다. 주월 미군의 1인당 비용은 1만3,000달러인 반면 한국군은 5,000달러 수준이라는 설명도 나왔다.

또 한국 내 핵무기 저장에 대한 박정희 대통령의 태도와 관련, 포터 대사는 “핵무기를 환영하지않는 나라가 많지만 공동이익을 위해 미국이 필요로 한다면 핵무기의 한국 내 저장을 허용할 것이라고 박 대통령이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미국은 당초 합의와 달리 한국군 파병에 따른 부대비용을 매끄럽게 정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70~71년 소요된 추가경비 690만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미국측은 베트남전에서 쓰던 장비를 원가의 56%로 계산해 떠넘기고 전투 식량비와 나머지 잔액 등은 대미 채무변제시 상쇄해 버렸다

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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