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봉급생활자의 임금이 예년처럼 전년보다 5~6% 가량 상승할 경우 근로소득세 부담액이 1인 당 평균 10~15% 가량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06년 세제개편에서 근로소득자의 세부담 경감 방침을 철회하고 신용카드 소득공제 규모를 크게 축소했기 때문이다. 또 서민들이 애용하는 소주 가격이 맥주 가격에 육박하고, 난방비 부담도 증가할 전망이다.
26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0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중산ㆍ서민의 생활안정을 위해 그 동안 연례적으로 이뤄졌던 근소세 감면 방안이 전면 배제됐다. 오히려 신용카드 소득공제 공제율이 기존 20%에서 15%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임금이 5~6% 가량 오른 샐러리맨의 근소세 부담 증가율은 누진적인 근소세율 체계에 따라 임금 인상률보다 훨씬 높은 10~1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소득세율을 1%포인트 인하해 1인당(연봉 3,600만원 기준) 15만원의 소득세를 줄여주는 등 매년 임금 상승분 중에서 물가상승률 만큼의 세부담을 줄여주던 혜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서민들이 애용하는 소주와 액화천연가스(LNG)에 부과되는 특별소비세도 인상된다. 소주에 붙는 주세율이 72%에서 90%로 인상돼 소주의 소비자 가격이 100~200원 가량 오르고, LNG 특소세도 ㎏당 40원에서 ㎏당 60원으로 올라 가구 당 부담액이 연간 3만원 가량 늘어난다.
정부는 그러나 경기회복을 위해 자영업자와 거액 자산가의 세부담은 줄여줄 예정이다. 재경부는 자영업자의 세부담 경감을 위해 소매업의 간이 과세자 부가가치율을 20%에서 15%로 낮추고, 음식ㆍ숙박업은 40%에서 30%로 낮추기로 했다.
또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30세 이상의 자녀가 65세 이상 부모로부터 창업자금을 증여 받을 경우 증여세율을 10%만 적용하는 내용의 사전상속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재경부는 이와 함께 조세감면 혜택을 축소하고 외국계 투자자금의 과세를 강화하기 위해 조세회피지역에 소재하는 펀드에 대한 원천징수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그러나 정부 방안이 실제로 시행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봉급생활자들에 대한 근소세 중과에 대해 여당 일각에서조차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소득세율 인하를 검토하지 않았지만 당정협의 과정에서 세율 인하가 결정돼 시행된 바 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