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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株 불법거래 돈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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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株 불법거래 돈파티

입력
2005.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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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규정이 없다는 법의 허점을 이용, 장내 거래가 금지된 주식을 싼값에 사주는 대가로 거액을 챙긴 투자회사 대표 등 일당이 적발됐다. 조직폭력배와 브로커까지 가세해 이권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이건리 부장검사)는 26일 ㈜하이닉스반도체의 출자전환 주식을 저가에 사 주겠다며 13억여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J투자회사 대표 이모(32)씨를 구속 기소했다.

또 이씨를 도운 대가로 이씨로부터 5,000만~1억5,000만원씩을 받은 보험사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직원 등 3명을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하고, 같은 수법으로 13억7,000만원을 챙겨 해외로 달아난 P상호저축은행 대표 하모(52)씨를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7월 “하이닉스 주식은 장내에서 1만2,000원대에 거래되지만 출자전환 주식은 6,000원대에 살 수 있다”며 주식 매수희망자를 모집했다.

주식브로커 박모(44)씨 등 2명이 매수 의사를 밝혀오자 이씨는 채권은행으로부터 출자전환 주식을 낙찰 받은 H투자증권을 통해 이들에게 총 300만주를 알선해 주고 13억5,000만원의 ‘웃돈’을 받았다. 박씨는 아무런 법적 제재 없이 이를 주식시장에서 되팔아 40억원 가량의 차익을 남겼다고 검찰은 전했다.

2003년 9월 하이닉스의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는 채권의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하되 주가 하락 방지 및 경영권 안정 등을 위해 장내에서 팔지 않도록 결의했다. 검찰 관계자는 “채권단의 결의사항을 어기고 장내에서 매각하더라도 처벌 규정이 없는 반면, 기대되는 이익은 막대하다는 점이 금융기관 종사자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씨는 법망은 피했으나 ‘폭력세계의 감시망’은 벗어나지 못했다. 박씨가 거액의 수익을 올렸다는 소문은 증권가를 중심으로 금새 퍼져 나갔다.

이를 들은 김모(48)씨 등 조직폭력배 6명은 현상수배 전단까지 만들어 박씨를 찾아나섰다. 증권가에서 제법 알려진 브로커 박씨는 쉽게 이들에게 포착됐다. 이들은 두 차례에 걸쳐 박씨를 납치, 재산 포기각서를 받은 후 현금과 승용차 등 모두 6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았다.

수사과정에서 박씨에게 차명계좌를 빌려주고 향후 법적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3,000만~2억6,800만원을 수수한 법조브로커 2명도 함께 적발됐다. 검찰은 이들을 모두 사법처리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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