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26일 금강산에서 제11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 금강산에 도착한 남측 가족 99명은 북측 가족 235명을 만나 단체 상봉을 하고 50년 이상 쌓였던 이산의 한을 풀었다. 지난해 7월 10차 상봉 행사 이후 13개월 만에 열린 이번 상봉은 6월 15차 장관급 회담 합의에 따라 개최된 것이다.
남북 가족들은 28일까지 개별 상봉, 삼일포 공동 참관 등을 하며 4차례의 상봉 행사와 2차례의 공동 오찬, 만찬을 하게 된다. 29일부터 31일까지는 북측 가족 100명이 남측 가족 435명을 만난다. 행사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금강산 온정리에서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 착공식도 열린다.
한편 이날 상봉 행사에서 남측 오현웅(62)씨는 국군포로 출신인 형 현원(사망)씨 대신 나온 형수 홍재화(69)씨와 조카 영철(39)씨를 만났다.
7남매 중 맏이였던 형 현원씨는 1950년 12월 당시 20세의 나이로 6ㆍ25 전쟁에 참전한 뒤 소식이 끊겼다. 가족들은 현원씨가 사망한 것으로 알고 지내다 99년 생존 사실을 우연히 확인하게 됐다.
오씨는 곧바로 대한적십자사에 이산가족 상봉신청을 하고 수년을 기다린 끝에 상봉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이날 상봉장에서는 형수와 조카만 만날 수 있었다. 오씨는 형 현원씨가 지난해 4월21일 사망했다는 사실을 이날 비로소 확인했다.
오씨는 “조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막상 오늘 만나보니 눈매가 형님을 닮았다”며 불과 1 년 여 전에 숨진 형을 그리워했다. 오씨는 25일 끝난 6차 적십자회담에서 국군포로 생사확인 문제가 논의되다 합의에 실패한 것과 관련, “남북관계가 좋아져 다른 분들도 빨리 상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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