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등 각종 범죄현장을 누빈 현장감식 전문가인 부산경찰청 과학수사계 정석준(52) 경사가 25일 경북대 수사과학대학원에서 ‘최근 살인사건의 살해도구(칼)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 문을 연 수사과학대학원의 석사 1호다.
지난 8년간 거짓말탐지기 검사관으로 일하는 등 과학수사 분야의 베테랑인 정 경사는 성인 500여명을 대상으로 칼에 대한 다양한 설문조사를 실시, 83%의 응답자가 칼이 뾰족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정 경사는 “올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간 전국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159건 가운데, 칼에 의한 살인사건이 93건으로 전체의 59%를 차지했다”며 “우발적 살해가 무려 77%인데다 흉기로 규정된 도검류에 의한 살인은 전무하고 가정에서 사용되는 식칼 등이 주로 범행도구로 사용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렇게 우발적 살해의 경우 칼끝이 둥글었거나 안전한 장소에 칼을 보관 또는 잠금 장치를 했었다면 대부분의 살인범죄를 예방할 수 있었다”며 “가정용 식도, 과도가 실제 살상용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검이나 도검 단속처럼 법규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 칼끝을 연마기로 갈아 둥글게 처리해도 요리 등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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