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51)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은 2월 홍보수석에서 물러나기 직전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서열이 10번째였다. 그러나 6개월 만에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비서실 서열 1위에 올랐다. 청와대 비서실의 ‘서열 파괴’가 이뤄진 셈이다. 다수의 수석ㆍ 보좌관들이 과거 이 실장 보다 서열이 높았거나 연령이 많다.
무엇보다 실세 수석인 문재인(52) 민정수석과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조정될 지 주목된다. 2003년 참여정부 출범 때 문 수석은 민정수석(차관급)이었으나, 이 실장은 기획조정비서관(1급)이었다.
김완기(61세) 인사수석은 이 실장의 광주고 선배이다. 또 이강철 (58)시민사회수석은 2002년 대선 때 ‘왕특보’로 불리면서 노무현 후보 캠프의 좌장 역할을 했는데, 이 실장은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으로서 노 후보 캠프의 정책 공약 기획을 지원했다.
김영주(55) 정책기획수석, 이원덕(54) 사회정책수석, 이용섭(54) 혁신관리수석, 정문수(56) 경제보좌관, 정우성(56) 외교보좌관 등도 연배가 높다. 수석ㆍ보좌관 가운데 조기숙(46) 홍보수석과 박기영(47) 정보과학기술보좌관 등 여성 2명만이 이 실장보다 젊다. 1~2급 비서관 가운데도 윤대희(55) 경제정책비서관 등 7명 가량이 연장자이다.
25일 퇴임한 김우식(66) 비서실장은 정무 분야 경험은 없었지만, 연세대 총장 출신이라는 경력과 최연장자라는 점을 기반으로 무난한 리더십을 행사했다.
반면 이 실장은 정무ㆍ정책ㆍ홍보 분야의 폭 넓은 경험과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서열 파괴로 인해 청와대의 비서실장과 각 수석들의 역할이 재조정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서열파괴에 대한 청와대 내부의 평가는 엇갈린다. 우선 “기업 등에서 연공서열 인사를 개혁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청와대도 참신한 시도를 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비서실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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