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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권 후반기 비서실장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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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권 후반기 비서실장의 역할

입력
2005.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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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에 이병완 전 홍보수석이 임명됐다. 집권 후반기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차갑고도 부정적인 시점에 어떻게 대통령을 보좌하며 비서진을 이끌어갈지 관심이다. 그가 지휘할 비서실이 정국 운영과 정책방향 조정을 여하히 하느냐에 따라 후반 집권 성적은 물론 국정 향배가 좌우될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실장 인선은 소위 발탁인사의 성격이라고 한다. 그는 정부 출범 때부터 청와대 비서실의 여러 요직을 거쳤다. 아마도 노 대통령의 의중과 호흡을 잘 읽을 사람이라는 점이 평가됐던 모양이다. 또 전임 김우식 실장이 정권과의 직접 연고가 없는 실무 관리형이었다는 점에 비추어 후반기 청와대는 정권 내 동질성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짐작된다.

집권 후반기에 생길 수 있는 권력 누수나 국정 이완을 다잡기 위해 정권의 구심력을 정비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인사가 ‘끼리 끼리’식의 사고와 행동을 더 굳히고 동류 세력 간 편협한 결속만을 가져오는 결과로 나타나서는 곤란하다.

지금까지의 국정 착오나 실패는 노 대통령과 청와대가 여론이나 민심, 상대나 이견과의 소통을 가볍게 여긴 채 독단 독선, 일방적인 생각과 원칙을 탈피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새 비서실에 대해 즉각 ‘친위부대형’이라는 촌평이 나오는 것이 이런 우려를 반영한다.

이 실장은 언론계 출신이면서 정책 전략적 안목도 갖추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한다. 짧은 기간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것이 비서실장의 직무와 자질에 직결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당장 정무분야에서 그가 해야 할 일은 작지 않을 듯 하다.

알려진 것처럼 마치 대통령이 홀로 결정하고 독주하는 듯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좌하고 조정하는 책임을 발휘해야 한다. 다양한 여론의 수렴, 이를 토대로 한 국정 의제의 정확한 설정 여부 또한 그의 중요한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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