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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외출' 배용준 인터뷰

입력
2005.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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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이 그가 주연한 허준호 감독의 새 영화 '외출'(9월 8일 개봉)의 범아시아적 시사회가 열린 다음날인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오래만에 기자와 만났다. 마주앉은 그는 예전과 달라진 것이 별로 없어 보였다. 태도는 여전히 진지했고 답변은 성실했으며 미소는 광고 속 그대로였다. 그는 영화와 한류,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무대인사만 하고 정작 시사회를 보지 않은 이유는 뭔가.

▲두렵고 떨렸다. 어제 무대인사에서 "이제 영화에 대해 조금 알 것 같다"고 말했는데, 그전에는 흥행이나 반응에 대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 내가 캐릭터를 잡아가고 생각했던대로 연기를 했기 때문이다. 알잖나. 항상 준비하고 그것에 갇혀서 하는 스타일.

하지만 이번에는 그것을 다 버리고 연기를 했으니 그 결과가 너무나 두렵다. 오죽하면 촬영 끝나고 병원에 입원했겠는가. 낮 기자시사회는 그렇다 치고 저녁 시사회를 앞두고는 친구가 부친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상가를 다녀왔다. 그것이 어느정도 핑계가 됐던 것도 사실이다.

--뭐가 그렇게 힘들었는가.

▲카메라 앞에 버려진 아이 같았다. 감독님의 "한번 (마음껏) 해봐"라는 말이정말 무서웠다. 감독님은 되게 나긋나긋하게 말씀하셨지만 "어떻게 해요?"라고 물으면 "아니, 그냥…"이라며 카메라를 돌렸다. 항상 상황과 캐릭터에 몰입하기 전 먼저계산하고 설정했는데 이번에는 그럴 수 없었다.

--얼마전 대만을 다녀왔다. 여전히 식지 않는 인기가 새삼스러웠을 것 같다.

▲작년보다 좀 더 가까워지고 친근해진 것 같다. 그만큼 한국문화 자체가 더 친숙해진 것이다. 이제는 '한류'를 하나의 흐름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이 흐름 자체에 어떤 변화를 주고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를 봐야한다. 언론도 일방적으로 한류에대해 '정복'이니 '정벌'의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이 흐름 자체가 아시아의 교류로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한류가 아시아 문화 공동체를 만들 계기가 될 수있지 않을까.

--아시아를 아우르는데 있어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혼자 개척해가고 있다. 부담감은 물론이고 고독감을 많이 느낄 것 같다.

▲원래 삶 자체가 고독해서….(웃음) 어느 순간 삶이 무겁고 버겁다는 생각은했다. 그러나 지금은 내게 그런 역할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왕 하는 것이라면 최선을 다해 해보고 싶다. 물론 언제가는 또 버거움을 느낄 지 모르겠지만.

--벌써 안티 한류의 바람이 거세다.

▲만약 우리나라가 반대의 경우에 처했다면 안 그럴 것 같은가. 한류를 일방적으로 포장하면 상대방은 배타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호 문화를 공유하고 보완할 것을 보완하면 교류는 확대될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일본, 홍콩 문화가 대단한 인기를 끌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 우리들부터가 한류를 교류라는 차원에서 더 큰 움직임으로 만들어가야간다. 그러다보면 아시아 전체에서 한류를 공유할수 있을 것이다.

--배용준이 결혼하면 일본 여성들이 난리가 날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인가,연애나 결혼 생각은 없나.

▲아니다. 그들도 내가 빨리 결혼해서 애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더라.(웃음) 나도 가정을 예쁘게 만들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런생각을 안할 수가 없는 것이 이렇게 바쁘게 다니다가 집에 혼자 들어가 있으면 정말쓸쓸하다. 진짜 외로움, 고독함이 시간을 더해갈 수록 깊어지는 것 같다. 20대에 느꼈던 것과 지금 느낌은 또 다르다. 그런 부분들이 친구를 만난다고 해소되는 것은아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날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 내 생활이 그렇다. 예전에 두달간외국 파파라치가 서울에서 날아다녔는데 나중에 "공개할 게 愎?고 그러더라.

체육관 가고 집에 가고 사무실 가고…. 정말 생활이 그렇게 단조롭다. 그러다보니볼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된다. 또 성격 자체가 어디 파티에 가서 어울리지도 못한다.

그래도 한가지. 일과 끝나고 집에 가서 샤워를 하고 나면 내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간다. 일단 힘이 생긴다. 팬들이 남긴 글은 내게 매일 먹는 비타민처럼 힘을 주준다.

내 스스로가 나를 만들어가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 가족들이 나를 만들어가는 부분도있는 것 같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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