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의 위력이 거세다. 원화 강세에 따른 환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해외펀드 상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투자자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해외펀드는 말 그대로 외국증시에 상장된 기업주식이나 채권, 혹은 원자재나 각종 선물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상품이다. 최근엔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증시 외에 중국 인도 동유럽 같은 성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상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현 시점에서 해외펀드가 관심을 끄는 까닭은 단기적으로 수익률, 중장기적으론 국내주식 및 채권투자에 집중돼 있는 리스크를 분산시켜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하락으로 수익률이 2~3% 가량 떨어질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 해외펀드가 지속적으로 출시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세계증시에 분산 투자하는 해외 뮤추얼펀드 17종을 판매 중이다. 세계적 투자운용사인 슈로더 피델리티 템플턴 등이 운용하는 뮤추얼펀드 중에서 수익률과 펀드규모, 투자지역 등을 기준으로 엄선한 것들이다. 투자지역은 유럽 동유럽 아시아 이머징마켓 일본 등이며, 펀드유형도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 등으로 다양하다. 투자기간 제한은 없고, 1년 단위로 선물환 서비스가 제공되므로 환율변동 위험에 대한 헤지가 가능하다.
삼성투신이 운용하고 삼성증권이 판매하는 ‘앰브로시아 펀드’는 다양한 해외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오프 펀드’형 상품. 지역별로는 미국펀드에 40% 이상, 유럽펀드에 50% 이하, 이머징 마켓 펀드에 20% 이하로 분산 투자하되, 우량채권을 주로 편입하는 펀드에 투자함으로써 위험을 낮췄다.
최근 주목 받는 해외펀드는 급성장하는 중국과 인도의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친디아(Chindiaㆍ중국+인도)펀드’들이다. 템플턴운용의 ‘템플턴 차이나펀드’, 대우증권이 판매하고 산은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친디아 혼합형 펀드’, 피델리티가 운용하는 ‘피델리티 인디아포커스펀드’ 등은 중국 대만 홍콩 인도 등의 주식시장을 투자대상으로 하고 있다. ‘템플턴 이스턴유럽펀드’처럼 폴란드 헝가리 크로아티아 등 자본주의 체제로 바뀐 동유럽 신흥성장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이들 펀드는 ‘고위험-고수익’ 법칙에 따라 상당한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4월 현재 1년간 누적수익률을 보면 ‘피델리티 인디아 포커스 펀드’가 무려 36.40%를 기록했으며, ‘템플턴 이스턴 유럽펀드’는 22.72%의 누적수익률을 달성했다. ‘템플턴 차이나 펀드’ 20.14%, ‘슈로더 아시안 배당주 펀드’ 22.10% 등 20%가 넘는 경이적 이익을 창출했다.
물론, 해외펀드 투자에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채권형 펀드의 경우 현재 미국 채권값이 하락(금리상승)하는 추세인 만큼, 금리변동을 잘 주시해야 한다. 주식형 펀드 역시 국내 주식시장과는 달리 해외 주식시장은 일반 투자자들이 정보에 어둡기 때문에, 가입과 환매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신흥시장 투자펀드 역시 두 자릿수에 달하는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칠 만큼 손실 위험도 내재하고 있다. 환율변동 리스크가 상존하며, 1년 단위 선물계약을 통해 리스크 헤지를 한 상품은 환매시기가 제약된다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펀드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종합지수가 고점에 근접했다는 인식과 채권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교차하고 있는 만큼, 해외 주식이나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고 말했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포트폴리오 격언은 채권 주식 부동산 현금 등 투자대상 상품에만 적용되는 것이라, 국내와 해외간 투자분산에도 유효하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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