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4일 선진국 진입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위해 “권력을 포함해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걸고라도 할 수 있으면 다 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단 100여명과 1시간45분 동안 오찬 간담회를 갖고 “성공하는 나라들의 공통된 특징이 사회적 대타협에 성공했다는 것”이라며 “불행하게도 우리 정치제도와 문화 가운데 대통령이 무엇을 걸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조기 총선 실시의 승부수를 던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등에 대해 부러움을 표시했다.
▦사회적 대타협
스웨덴, 아일랜드 등 유럽의 강소국 등은 대화와 타협에 성공했다. 최근 독일의 슈뢰더 총리는 사회경제 개혁을 위해 스스로 불신임을 요청했고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도 우정성 개혁을 위해 의회를 해산하고 재심판을 받고 있다. 두 나라는 이런 과정을 거쳐서 문제 해결 역량을 갖게 될 것이다. 참 부럽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뭐냐. 당을 걸고 승부를 할 수도 없고 자기 자리를 걸고 함부로 승부를 할 수 있는 것도 제도화돼 있지 않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무책임하게 사표를 낸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역사의 한 고비를 이뤘다면 지금 우리 정치권이 결단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한번 만들어 보자. 연정이 아니라도 좋고 뭐든 성의를 가지고 해 보자.
▦임기 반환점 소회
자리야 내려가도 좋지만 우리가 추구하던 목표는 계속 밀고 가고 싶다. 내가 처음 취임했을 때는 여유가 없었다. 북핵, 부동산, 신용불량자, 한미관계, 극단적 여소야대, 각종 갈등 문제 등 발등에 떨어진 위기 때문에 멀리 내다보는 주제를 얘기하기 어려웠다. 위기를 한 고비는 넘겼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껐다. 지금 중요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우리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기자 여러분에게는 (기사 때문에) 화날 때도 있지만 미안한 마음이 항상 있다.
▦과거사 정리
첫째 원칙은 피해자, 가해자가 있을 때는 피해자의 상처를 반드시 치유하고 명예를 회복시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국가 또는 국가권력의 책임을 엄중하게 규정해둘 필요가 있다. 셋째,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적으로 개선하고 역사적 교훈으로 삼도록 해야 한다. 구조적으로 모든 것이 증명되고 역사적으로 확인된 사실일 경우에는 10개만 딱 조사해서 1,000가지의 구조를 다 이해할 수 있으면 그 수준에서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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