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과 국립수산물품질연구소가 중국산 민물고기에 대한 긴급 조사에 나섰다. 지난달 중국산 장어와 자라, 미꾸라지 등의 말라카이트 그린 오염 사실이 제기돼 대대적 검사가 이뤄진 지 한 달 만이다.
지난달 검사에서는 중국산 장어와 가공품 일부에서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돼 통관 금지, 반송, 수거ㆍ폐기 등의 조치가 취해졌고, 중국도 자체검사 강화를 약속했다. 그 기억이 생생한 마당에 다시 중국산 붕어 잉어 향어 쏘가리 등의 말라카이트 그린 오염 사실이 지적됐으니 중국의 약속이 무색하고, 안 그래도 적지 않은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안을 억누르기 어렵다.
섬유 목재 염료나 시약(試藥)으로 쓰이는 말라카이트 그린은 과거 양식장 어류의 세균ㆍ진균 감염을 막기 위해 널리 사용됐으나 1990년대 초부터 암 유발 가능성이 지적됨에 따라 세계적으로 식품 사용이 금지됐다. 국제암연구센터(IARC)의 분류에 따르면 인체 유해성이 입증된 1그룹 바로 아래 등급인 2_A그룹에 속해 암 유발 개연성이 상당히 큰 물질이다.
많은 국민은 정부 당국이 왜 지난달 장어가 문제됐을 때 이번에 문제가 된 붕어나 잉어 등에 대해서도 일제 조사에 나서지 못했느냐는 의문과 불만을 느낄 만하다. 필수 검사대상이 아닌 유해성 물질의 잔류 검사는 이미 공개된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차원이면 몰라도 일방적으로 적극적 검사를 하면 국제무역기구(WTO) 규정에 반한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이런 현실은 국민의 감시만이 수입식품의 안전성을 보장할 마지막 보루임을 새삼스럽게 일깨운다. 따라서 당국이 이번에 철저한 조사를 통해 실태를 낱낱이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더욱 커져야 한다. 꼭 수입식품에 한정되는 것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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