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소득공제 도입 등 자영업자의 소득을 파악하기 위한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 근로자의 소득세 부담이 자영업자 보다 4배나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근로자의 경우 1인당 소득세 부담이 매년 10% 가량 늘어나고 있는 반면, 자영업자의 부담은 2~3%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재정경제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1999~2003년 근로자와 자영업자로부터 거둬들인 소득세를 분석한 결과, 1999년 4조3,372억원이던 근로소득세가 2003년에는 7조6,412억원으로 3조3,040억원(76.0%) 급증했다.
이 기간에 근로소득세를 낸 근로자가 552만명에서 625만8,000명으로 73만8,000명 증가한 것을 감안할 경우, 근로자 1인당 소득세는 99년 78만5,700원에서 2003년엔 122만1,000원으로 55.5%(43만6,000원)나 늘어났다. 근로자 소득세 부담이 매년 평균 10%씩 늘어난 셈이다.
반면, 자영업자 1인당 소득세 부담은 같은 기간 자영업자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을 감안할 경우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99년 134만2,000명의 자영업자에게서 총 3조5,578억원의 소득세를 거둬들였으나, 2003년에는 77만명 가량 늘어난 211만5,000명의 자영업자가 6조2,887억원의 소득세를 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 1인당 소득세는 99년 265만원에서 2003년에는 297만원으로, 5년간 12%(32만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정부 관계자는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세부담 괴리 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신용카드 사용 확대 등의 노력에도 불구, 2004년 전체 민간소비 중 58.3%(233조6,000억원)가 현금거래로 이뤄지는 등 자영업자의 과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틀이 아직 갖춰지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며 “올해 도입된 현금영수증 제도가 정착되면 자영업자의 소득파악이 좀더 원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