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지향하는 대통령”,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 “시작한 일을 잘 마무리하는 대통령 ”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에 어떤 일에 역점을 두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과 여야 정치인들의 대답은 이렇게 수렴됐다. 경제에 관해선 내수 회복과 청년실업 해결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먼저 대단한 역사적 업적을 남기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김광웅 교수는 “역대 대통령들이 큰 업적을 내야겠다고 신경 쓰는 경우가 많았다”며 “자신의 집권 5년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후반기에는 벌여 놓은 일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며 “권위주의 정권의 잘못된 권위는 비판하더라도 정당한 권위는 매도하지 말고 바로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권혁주(행정학) 교수는 “노 대통령이 미래지향적 세력의 지지로 당선됐으나 임기 전반기에는 과거 문제가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경제 발전과 사회복지의 동시 추구 등 정책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노 대통령은 승부를 가르는 토론을 좋아했다”며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 보다는 남의 얘기를 많이 듣는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희대 정하용(정치학) 교수는 “그 동안은 수많은 개혁 로드맵을 제시하고 학습하는 기간이었다”며 “이제 대통령 권위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세력도 없으니 학습을 마무리하고 일하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정장선 의원은 “대연정 등 새로운 것을 제시하기 보다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시작한 일을 잘 마무리할 수 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은 “역사에 대한 욕심으로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고 국민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정치를 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우리당 이미경 의원은 “노 대통령은 정경유착 없애기를 확실히 실현한 만큼 앞으론 정쟁에 휘말리는 정치를 타파하고 개혁하는 데 앞장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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