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부동산 임대 업계에서는 보증금이 필요 없는 종량제 임대 사무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종량제 임대 사무실은 일반 사무실처럼 층이나 평형이 아니라 사용 인원 및 사용하는 책상 수에 따라 임대비를 책정하는 사무실을 말한다.
19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남 테헤란로와 여의도, 마포, 종로 등 오피스 밀집 지역에서는 종량제 임대 사무실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임대료에 부담을 느낀 사용자들에게 종량제 임대 사무실은 비용을 그만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무실 규모를 줄여 종량제 임대 사무실로 이전하는 곳이 늘고 있다.
종량제 사무실은 보통 임대 인원에 따라 1인실부터 15인실까지 있는데, 보증금 없이 1인실 기준으로 월 35만~40만원대 정도의 사용료만 지불하면 된다.
최근에는 한 사무실을 파티션으로 책상만 구분해 여러 명이 동시에 사무실을 이용하도록 하는 형태도 생겨났다. 책상만 대여할 경우 1인실 가격의 30% 정도의 사용료만 내면 된다.
또 임대 사무실에 따라 형편은 다르지만 팩스 등 사무기기와 회의실 등 제반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일부 종량제 사무실에서는 전화 응대 서비스도 제공한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임대 사무실 ‘코쿤피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80%대를 맴돌던 임대율이 여름 휴가철을 전후해 수요가 몰려 현재는 90% 이상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1인실의 경우에는 공실이 하나도 없고 2, 3인실에 공실이 몇 개 남아 있는 정도”라며 “초기 비용이 적다는 점 때문에 주로 사업을 벌이기 앞서 준비 작업을 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인기”라고 말했다.
서울 역삼동의 ‘르호봇’이라는 사무실은 수도권과 대전 등에 총 15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종량제 임대 사무실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마포구 도화동의 ‘인큐비즈니스센터’, 여의도의 ‘오피스 허브’ 등도 종량제 임대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조기 명퇴자가 많아지면서 적은 비용으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창업자가 늘어난데다 인터넷 활성화로 책상 하나만 있어도 창업이 가능해지면서 종량제 사무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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